사회
대대적 홍보했던 '덕종어보'…알고보니 친일파가 만든 '짝퉁'
입력 2017-08-18 10:32  | 수정 2017-08-25 11:05
대대적 홍보했던 '덕종어보'…알고보니 친일파가 만든 '짝퉁'


문화재청이 2015년 미국 시애틀미술관에서 돌려받은 '덕종어보'가 모조품인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18일 한 매체는 문화재청이 진품이라고 발표한 모조품은 1924년 진품이 분실된 직후 친일파 이완용의 차남인 이항구가 지시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환수 당시, 문화재청은 보도자료는 물론 청장이 직접 기고문까지 써가며 1471년 제작된 덕종어보 진품을 돌려받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문화재청은 권위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어보는 조선 왕실에서 국왕이나 왕비 등의 존호를 올릴 때 의례용으로 제작한 도장입니다.

덕종어보는 조선 제9대 왕 성종이 아버지를 기려 1471년 '온문의경왕'이라는 존호를 올리고자 제작한 것입니다.

〈종묘 영녕전 책보록〉에 따르면 덕종어보는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돼 있었습니다.

덕종어보는 도장 몸체 위에 거북 모양의 어보 손잡이가 있으며, 거북의 눈과 코, 입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금 남아 있는 덕종 어보는 일제강점기에 분실됐다가 다시 만들어진 것"이라며 "조선미술품제작소에서 분실 직후 다시 제작해 종묘에 안치했다는 기사를 확인했다"고 다른 매체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어보를 받아올 당시에는 재제작품인지 몰랐다"며 "다른 어보와 비교하고 분석한 결과, 15세기 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덕종 어보가 진품이 아니라는 주장은 지난해에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당시 이정호 한국전각협회 이사는 어보에 있는 글씨가 다른 어보와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각에서 사용하는 서체에 장식이 많기는 하지만, 입 구 자를 절구 구(臼) 자가 아닌 날 일 자로 쓰는 경우는 없다"며 "어보에 있는 따뜻할 온(溫) 자와 보배 보(寶) 자도 서체가 이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이사의 주장에 대해 문화재청은 덕종 어보가 진품이라고 밝혔으나, 1년 만에 입장을 뒤집어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이 덕종 어보는 19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다시 찾은 조선왕실의 어보'에서 공개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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