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카오뱅크발 주가 하락 은행주, 금융ETF로 담아볼까
입력 2017-08-16 16:50 

상반기 수익률 고공행진을 펼쳤던 금융 상장지수펀드(ETF)가 '카카오뱅크 돌풍'에 밀려 날개가 꺾였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은행 실적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할거란 전망이 만만치 않아 지금이 역으로 금융 펀드 투자 적기라는 조언이 힘을 받고 있다.
16일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미래에셋TIGER200금융ETF, 삼성KODEX은행 상장지수ETF, 미래에셋TIGER은행ETF 등 은행관련 ETF 수익률은 1주일 사이 모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들 ETF는 연초 대비 많게는 3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상반기 거침없는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오픈 카카오뱅크 예상대비 우수한 실적을 내자 시중은행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은행주 주가가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때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과 설전을 벌이며 북핵 리스크가 높아진 것도 수익률 하락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은행 관련 종목이 잠시 쉬어가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분석한다. 이는 카카오뱅크 상승세가 은행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입은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11일까지 가계 대출 5400억원을 기록해 19개 시중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대출금리가 입소문을 타자 깜짝 놀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줄줄이 낮추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같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카카오뱅크로 은행 실적이 큰폭으로 추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증권가 견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최저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대비 낮다는 점은 확실한 강점이지만, 카카오뱅크가 부실채권 관리를 어떻게 할지 성적표는 최소 1년 뒤에나 나올 것"이라며 "카카오뱅크가 주력하고 있는 신용대출은 시중은행에서 지난 3년간 계속 비중을 줄여온 분야"라고 분석했다. 심지어 카카오뱅크 차별화 포인트인 중금리신용 대출은 기존 신용은행이 거의 취급하지 않았던 분야다. 카카오뱅크가 오픈 초기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소비자 접점을 늘려간 덕에 은행주를 바라보는 투자심리가 위축됐을 뿐 은행 본질가치 변화는 크지 않다는 얘기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은행주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3배 선으로 코스피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셀 코스피'에 나선 외국인투자자가 금융주는 아직 사들이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을 점쳐 볼 수 있는 주요 변수다. 주가가 빠진 사이 저가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카카오뱅크가 오픈한 27일 우리은행 33만8588주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후 12거래일 연속 우리은행을 순매수하며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16일은 잠시 순매도(1만4848주)로 돌아섰지만 최근 10거래일간 사들인 주식수만 500만주가 넘는다. 외국인은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다른 은행주에서도 순매수 우위의 방향성을 이어가고 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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