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수익원 발굴에 올인하고 있는 국내 은행·보험사들이 올 상반기에 해외시장에서 모처럼 장사를 잘한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순익 규모가 미미해 국내에 진출한 외국사들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둔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에 해외에서 대부분 실걱 개선을 이뤘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에 해외시장에서 1166억원(1억225만 달러)의 순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1.3% 늘어난 수치인데다 해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반기 기준 순익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해외 법인 중 가장 덩치가 큰 신한베트남이 전년 동기대비 30% 늘어난 333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일본법인 SBJ도 같은 기간에 51% 급증한 277억원의 순익을 올린게 컸다. 하나은행은 1년전보다 23.4% 증가한 2113억원의 순이익을 내 4대 은행중 해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해외 네트워크가 강한 외환은행과의 합병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이미 지난해 1년간 거둔 금액(1066억원)과 맞먹는 948억원의 해외부문 순이익을 올렸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대치다. 반면 국민은행은 56억원을 버는데 그쳤다. 주요 은행들의 해외 사업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은행과 비교하면 아직은 초라한 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각각 1942억, 1171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한 곳에서만 이 정도를 벌었지만 국내 4대 시중은행중 해외 실적이 두 곳을 넘어선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보험권에서는 지난 97년에 태국시장에 진출했던 삼성생명 태국법인이 올 상반기 2억원 순이익을 거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07년 이후 10년만의 흑자전환으로 현지 보험 신계약(개인 기준) 점유율도 2.2%로 상승해23개 생보사중 9위를 차지했다"며 "동남아 지역에서 잠재 인수·합병(M&A) 대상을 발굴하고 추가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현지에 진출한 한화생명 베트남법인도 올 상반기 4000만원 흑자를 기록하며 작년말 처음 흑자전환했던 기조를 이어갔다. 현지 시장점유율은 18개 생보사 중 8위권이다. 하지만 국내에 진출한 해외 생보사 성과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1987년 한국에 진출한 AIA생명(홍콩 본사)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17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손보사들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계약을 관리하면서 겨우 흑자를 내는 수준이다. 올 상반기 삼성화재 중국법인의 경우 55억원 흑자를 기록했고, 베트남(35억원), 유럽(20억원) 등에서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는 1분기에 60억원 가량 적자를 냈다.
[박준형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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