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살충제 달걀 공포, EU에서 계속 확산
입력 2017-08-15 16:45 

유럽연합(EU)에서도 '살충제 달걀'에 대한 공포가 점점 많은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벨기에에서 처음 발견된 살충제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은 독일, 네덜란드 등에 이어 14일(현지시간)엔 오스트리아에서도 처음으로 적발됐다. 살충제 달걀에 대한 공포로 영국 소비자 중 3분의 2가 수입 계란 구매를 거부하는 등 유럽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오스트리아 식품안전청(AGES)은 이날 마요네즈와 제빵 상품 등 달걀이 들어간 80개의 제품을 임의로 골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약 25%에 해당하는 18개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AGES는 피프로닐 성분이 나온 제품들은 모두 식당에서 사용되는 도매용 제품으로 수입처는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폴란드라고 밝혔다.
EU에 따르면 지금까지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이나 달걀로 만든 제품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된 나라는 유럽에서만 16개국이다. 이외에 최근 아시아 국가 중 확인된 홍콩과 한국을 합하면 전세계 18개국으로 살충제 달결 공포가 확산된 셈이다.

유럽에선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이외에 스웨덴,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덴마크, 스위스 등에서 피프로닐 오염 달걀이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파문이 시작된 이후 이들 국가에서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던 달걀 수백만 개가 회수돼 폐기됐으며, 네덜란드에서만 150개 닭 농장이 폐쇄됐고 산란계 수십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공포가 확산되자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EU가 살충제 달걀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등 주요 관련국 간에 서로 상대국에 책임을 떠넘기며 비난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살충제 달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 가운데 3분의 2가 수입용 달걀 구매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인들은 패스트푸드점 등에 진열된 샌드위치와 샐러드까지도 구매를 꺼리고 있다. 살충제 달걀 스캔들이 본격적으로 터진 지난주에만 영국 전역에서 유통된 수입 달걀은 7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론조사기관 '그로서'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2%는 '오직 영국산 달걀만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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