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언론의 `한반도전쟁 시나리오` 살펴보니…
입력 2017-08-13 15:2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북한에 대한 경고와 위협 수위를 고조시키면서 미국 언론에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은 12일(현지시간)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에 취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들을 분석했다.
우선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중 하나를 상징적인 조치로 타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가 북한 상공에 진입해 공격하거나 한반도 인근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한 위협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줌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북한이 먼저 공격을 실시할 경우 이를 빌미로 미군이 북한 미사일 함대와 핵무기고에 대한 총공격에 나서는 것이다. 한반도 인근에 배치된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수십여기 발사해 북한의 주요 군사지역을 타격하고, 괌과 일본에 배치된 전폭기들이 공격을 감행하는 형태다. 제리 헨드릭스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이 경우 미 공군의 스텔스 F-22, F-35, B-2 폭격기와 한국과 일본의 F-15, F-16 전투기가 합동작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을 향해 보복공격에 나서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수많은 민간인 희생을 초래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먼저 공격하든, 미군이 선제타격에 나서든 서울을 중심으로 대량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단계 수위가 낮은 시나리오는 미국이 사드나 괌의 요격 미사일을 활용해 인근에서 시험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는 요격에 실패할 경우 미군의 위상이 타격받고 북한의 입지를 더 높여주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실제 현장에선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패트릭 머피 국무부 부차관보는 북한으로부터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은 대화할 기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공군 B-1B 랜서 폭격기들이 괌에서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임무 명령을 받으면 수행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내용을 리트윗해 미국 국민은 물론 전세계에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알렸다.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한 미국령 괌 주민에게는 2쪽짜리 ‘비상행동수칙이 배포됐다. 문서는 안전한 대피소를 찾는 방법과 방사성 물질이 옷이나 피부, 머리카락에 묻었을 때 씻어내는 방법 등이 안내돼 있다. '비상시에는...임박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며'라는 제목이 붙은 이 문서엔 "섬광이나 불덩이를 똑바로 쳐다보지 마라, 눈을 멀게 할 수 있다"거나 비상시 최소 24시간 이상 대피소에 머물도록 하라는 등의 내용도 있다.
하지만 WP는 미군의 특이동향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지프 던포드 미군 합참의장이 13일 한국을 방문한 것은 전쟁의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이유다. 무력시위에 동원됐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최근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귀환한 것도 이같은 견해에 힘을 싣고 있다.
WSJ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격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핵심 경제지표들은 안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할 때 투자자들은 피난처로 자산을 옮기기 마련인데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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