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장비 브러더스` 사드 넘어 대륙굴기
입력 2017-08-08 17:36  | 수정 2017-08-08 21:44
두산인프라·현대건설기계, 2분기 中서 호실적
국내 건설기계업종 투톱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뛰어난 실적을 냈다. 이 두 기업은 중국 건설경기가 살아난 데 힘입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 것.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실적 전망도 밝아 주가 역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214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1862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현대건설기계는 이 기간 컨센서스(530억원)에 못 미치는 35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후 상장하는 과정에서 생긴 회계상 손익(255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현대건설기계 역시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두 기업의 이 같은 양호한 실적은 중국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 내 굴착기 누적 판매량은 7만843대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6만2993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상반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609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판매량은 4649대였다. 2분기 중국 지역 매출액 역시 2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2%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국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건설장비 교체 수요가 가속화해 2분기 판매가 급증했다"며 "무엇보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7.4%에서 올해 8.6%로 늘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시장에서 현대건설기계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서 현대건설기계는 굴착기 2162대를 판매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이었던 1956대를 넘어섰다. 2분기 중국 시장 매출액은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나 늘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부동산 시장 회복 덕분에 수요가 늘어났다"며 "노후 장비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서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경제지표를 보면 전반적으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중국 명목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1%를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10% 상승을 보였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6월 수출,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반등했다"며 "기계, 철강, 비철금속 등 중국 투자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실적 개선세와 향후 중국 시장의 밝은 전망에도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주가는 사뭇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상장 후 3개월여 동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에도 불구하고 5월 말 이후 7000원대 중반~8000원대 중반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회사인 두산밥캣의 실적 개선세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차입금이 많아 재무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만 지난 5월 50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영향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중국 시장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5월 상장한 후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주가는 40만8500원으로 상장 당일(24만원)에 비해 70.2%나 상승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건설기계 시황은 5년간의 급격한 침체기에서 벗어나 회복기로 빠르게 전환하는 시점"이라며 "현대건설기계는 중국 등 신흥국 대형 굴착기 시장에서 절대 강자 면모를 입증한 만큼 목표주가를 기존 39만원에서 44만5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덧붙였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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