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에서 임시로 개관한 신규 분양현장에 입소문만으로 6000여명이나 방문한 현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8.2 대책' 규제를 피한 수도권 일부 지역의 반사이익으로 보고 있지만, 이 지역은 그동안 눈에 띄는 집값 상승이 없던 터라 투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8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평내·호평지구 일대에 1만여 가구가 신규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단지별 규모가 가장 큰 사업장이 오는 11일 모델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두산 알프하임'(2894세대)으로, 이 단지 인근에는 향후 2~3년 내에 평내 4구역에 5000~6000여 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평내동 진주아파트도 최근 재건축 조합원 총회 관리처분계획이 통과돼 1843세대의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된다.
◆백봉산 기슭 옛 서울리조트에 들어서는 복합주거단지
알비디케이가 시행하고, 두산중공업이 시공을 맡은 '두산 알프하임'은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산37-19번지 일원(옛 서울리조트 부지)에서 지하 4층~지상28층, 49개동(아파트 36개동, 테라스하우스 13개동), 전용 59~128㎡, 2894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당초 지난해 공급을 계획했지만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분양이 미뤄졌다.
알비디케이는 분양 시기가 늦어지면서 오히려 호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두산 알프하임 현장 관계자는 "택지개발 중단으로 신규공급 물량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평내·호평은 최근 교통환경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남양주에서 단위 세대수로 가장 큰 3000여 세대에 육박하는 물량이 분양되는 만큼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책상 공급 물량자체가 축소됐기 때문에 (신규분양으로) 나오는 물량은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 서울 집을 전세로 돌리고 교통이 개선된 남양주로 이전하겠다는 이들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단지가 들어서는 옛 서울리조트 부지는 몇년간 방치 상태나 다름없었지만 현재는 기초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기존 자연녹지 중 일부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아파트 단지 조성이 가능해졌다.
백봉산 한쪽에 들어서기 때문에 단차를 이용해 동별 시야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 뒷쪽 백봉산쪽이 남향이며 그 쪽에 테라스 동과 초등학교 부지가 있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는 5단계의 단차가 있기 때문에 단지 내부에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의 이동수단을 따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세가율 높은 평내·호평에 공급되는 신규 물량
현재 경기도 내 전세가율은 78.7%로 80%에 육박한다. 이 중에서도 호평동 전세가율은 89%, 평내동은 77%인 것으로 조사됐다.(7월 KB부동산 통계 기준)
평내호평동의 시세를 주도하는 단지는 호평파라곤으로 전용 84㎡ 3억55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세가는 3억1500만원 수준이다.(8월 4일 기준) 2010년 12월 입주한 1275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올해 4월 입주를 시작한 호평KCC스위첸은 현재 매물로 나온 물량이 없다. 2014년 공급당시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3억280만~3억3280만원 선이다. 3.3㎡ 당 890만~979만원 수준이다. '두산 알프하임'의 분양가는 3.3㎡ 당 평균 1100만원 대로 분야가로 환산하면 약 3억5660만원 수준이다.
단점도 있다. 단지가 경춘선 평내호평역과는 직선으로 800m에 불과하지만 도보로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이에 시행사 측은 단지(입주자들)에 단지와 역을 오갈 수 있는 셔틀버스 2대를 제공하고 입주 후 2년까지는 서비스할 예정이다. 단지 안에 기부채납으로 유치원 및 초등학교 부지가 계획됐지만 개교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인근 평내·호평지구에는 13개 초·중·고교가 있다.
6.19 대책이나 8.2 대책의 조정대상지역에 경기 남양주가 포함되긴 했지만 공공택지만 적용받기 때문에 민간택지인 이 현장은 계약 6개월 후 전매가 가능하다. 때문에 이번 대책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가 몰릴 것으로도 예상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환경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단지가 역세권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좀 있는 데다가 최근 평내 호평의 집값 상승은 그리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다산이나 갈매지구 물량에 5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지만, 이는 저렴한 분양가에 기인한 기저현상"이라며 "평내호평지구는 입지면에서 남양주 다산이나 구리 갈매보다 떨어지고 대중교통여건도 불편해 투자보다는 실수요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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