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생 대견해서 키스한 것”…성추행 외교관의 황당 해명
입력 2017-08-08 08:34  | 수정 2017-08-15 09:05

러시아에서 임시 고용한 대학생을 상습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면된 외교부 고위 공무원이 감사 과정에서 황당한 변명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8일 한 매체는 주 러시아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문화원장으로 근무하던 박모(53)씨가 2015년 당시 20세인 현지 대학생을 성추행한 상황이 기록된 진술서 등을 인용해 해명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박씨는 A씨 손을 수 차례 잡고 자신의 허벅지에 갖다 댄 건 "A씨가 한국어도 능통하고 말하는 태도 등이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신통하게 느껴진 점도 있고 해서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A씨를 껴안고 키스한 것에 대해선 "수고가 많았고 대견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도와달라는 뜻을 담았다"며 "러시아 현지 관행상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스처 수준"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놨습니다. "박씨가 제 손을 잡아당겨 벤치에 앉히고 껴안으면서 강제로 키스했다"는 A씨 피해진술과 엇갈리는 대목입니다.

딸 뻘인 A씨를 술집에 데려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강제로 입을 맞추고 가슴 부위를 만진 추행에 대한 해명은 "그간 피해자가 수고했고, 고맙고, 신통한 구석이 많은 대견한 사람이라는 감정에서 껴안고, 인사치레를 대신한 키스였다"고 항변했지만, A씨가 통역이나 행사 지원을 위해 채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적절한 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파면된 박씨의 성추행은 최근에야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외교부는 피해자가 신상이 알려지는 2차 피해 등을 염려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씨를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 외교관의 자질과 기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