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셀트리온마저 코스닥 떠나나
입력 2017-08-07 17:35  | 수정 2017-08-07 23:16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상장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공매도 규모가 줄어들고 연기금과 같은 안정적인 장기 투자 자금이 유입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회사 측은 코스피 이전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는 최근 증권정보 사이트인 씽크풀을 통해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한 주주가 지난 4일 작성한 게시글에서 촉발됐다.
해당 주주는 "실적 성장과 신약 개발 성공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은 공매도로 인해 만신창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통해 국내 기관은 물론 해외 투자자 유입을 기대하며 주식시장에서 기업과 투자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토대를 우리 소액주주들이 만들고자 한다"며 서명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까지 주주 6800명이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상법에 의하면 3%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가 모이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에 기대감을 키우며 7일 셀트리온 주가는 오랜만에 반등해 5.46% 상승했다. 최근 셀트리온 주가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 상장이라는 대형 호재를 앞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바 있다.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들은 코스닥시장의 고질적인 공매도에 화살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광순 주주는 "코스피로 옮길 경우 이처럼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는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닥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셀트리온 측은 현재 코스피 이전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병삼 셀트리온 경영관리본부장(상무)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임시 주주총회가 소집되면 코스피 이전상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내부적으로 이전상장이 거론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전상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 주주들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주장한다면 셀트리온이 상법 규정상 이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의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회사 의사와 무관하게 코스피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용건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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