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그동안 유엔이 북한을 제재한다고 해도, 중국과 러시아아 번번히 반대했고, 설령 제재가 된다고 해도 솜방망이 수준이여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지 못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른것 같습니다.
외신에서조차 "역대 가장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근희 기자, 사실 대북 제재가 번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게 바로 중국 때문이지 않습니까?
한 달 전만 해도 중국은 북한 문제를 두고 미국과 충돌했었는데 태도가 달라졌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 기자 】
아이러니하게도 미국과 중국이 합의할 배경을 마련해 준 것은 바로 북한이었습니다.
지난달 4일이었죠.
북한의 ICBM인 화성 14형 1차 발사 바로 다음날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처음으로 "해야 한다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까지 말했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끝까지 군사 옵션은 배제해야 한다며 정면충돌했습니다.
이후에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대북 제재안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28일 북한이 또 2차 발사를 감행한 겁니다.
이때부터 중국도 더이상 국제 사회의 압박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있지 않는 한 중국의 태도를 바꾸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 기자 】
네, 최근 중국 정부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의 무역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지시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 결과를 토대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통상법 301조', 이른바 슈퍼 301조를 적용한다는 겁니다.
사실상 중국과 무역 전쟁을 예고하는 셈이어서 중국도 강력히 반발할 조짐을 보였는데요.
그런데 이번 대북 제재안이 통과되기 직전에 돌연 이 발표가 취소됐습니다.
미국 언론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설명 없이 발표가 연기됐다고 전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중국을 대북 제재 결의안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적 카드였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 질문 3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장해왔던 원유 공급 중단은 또 제외됐습니다.
중국의 강력한 반대 때문으로 알려졌는데 도대체 중국이 이렇게 양보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아마도 원유 공급 중단이 포함됐다면 중국은 이번 제재안에 서명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 전문가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썼을 때보다 쓰기 전이 더 강력한 카드다.
무슨 이야기이냐면 중국으로서는 이 카드를 계속 쥐고 있으면 북한을 회유하고 미국과 협상할 수 있는데 쉽게 쓰겠냐는 겁니다.
여기에 사실은 과연 원유 공급 중단이 얼마나 실효성 있겠냐 이런 의문도 나옵니다.
이미 북한이 오래전부터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에 대비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 수단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막상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했는데 북한이 그렇게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면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문제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게 되는 거죠.
결국 원유 공급 중단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중국이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중국 말고도, 최근들어 러시아도 북한에 바짝 다가가 있어서 미국이 설득해야하는 대상 중 하나였는데요.
【 기자 】
러시아는 이번 대북 제재안 통과를 위해 미국이 넘어야 했던 만만치 않은 산이었는데요.
문제는 러시아 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화성 14형에 대해 줄곧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ICBM이 아니라 중거리 미사일이다라고 주장해왔다는 겁니다.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만큼 대북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저평가한 건데요.
그런데 만약 안보리 결의안에서 ICBM이라고 직접적으로 명시한다면 러시아 입장로서는 우스워지는 셈이죠.
결국 미국이 러시아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 ICBM 관련 표현 수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냥 ICBM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북한이 밝힌 ICBM"라는 표현으로 수위를 한단계 낮추는 조건으로 제재안이 통과됐다는 후문입니다.
【 앵커멘트 】
과연 이번 ARF에서 이번 대북 제재와 관련해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화가 오갈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근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유엔이 북한을 제재한다고 해도, 중국과 러시아아 번번히 반대했고, 설령 제재가 된다고 해도 솜방망이 수준이여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지 못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른것 같습니다.
외신에서조차 "역대 가장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근희 기자, 사실 대북 제재가 번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게 바로 중국 때문이지 않습니까?
한 달 전만 해도 중국은 북한 문제를 두고 미국과 충돌했었는데 태도가 달라졌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 기자 】
아이러니하게도 미국과 중국이 합의할 배경을 마련해 준 것은 바로 북한이었습니다.
지난달 4일이었죠.
북한의 ICBM인 화성 14형 1차 발사 바로 다음날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처음으로 "해야 한다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까지 말했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끝까지 군사 옵션은 배제해야 한다며 정면충돌했습니다.
이후에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대북 제재안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28일 북한이 또 2차 발사를 감행한 겁니다.
이때부터 중국도 더이상 국제 사회의 압박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있지 않는 한 중국의 태도를 바꾸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 기자 】
네, 최근 중국 정부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의 무역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지시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 결과를 토대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통상법 301조', 이른바 슈퍼 301조를 적용한다는 겁니다.
사실상 중국과 무역 전쟁을 예고하는 셈이어서 중국도 강력히 반발할 조짐을 보였는데요.
그런데 이번 대북 제재안이 통과되기 직전에 돌연 이 발표가 취소됐습니다.
미국 언론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설명 없이 발표가 연기됐다고 전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중국을 대북 제재 결의안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적 카드였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 질문 3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장해왔던 원유 공급 중단은 또 제외됐습니다.
중국의 강력한 반대 때문으로 알려졌는데 도대체 중국이 이렇게 양보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아마도 원유 공급 중단이 포함됐다면 중국은 이번 제재안에 서명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 전문가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썼을 때보다 쓰기 전이 더 강력한 카드다.
무슨 이야기이냐면 중국으로서는 이 카드를 계속 쥐고 있으면 북한을 회유하고 미국과 협상할 수 있는데 쉽게 쓰겠냐는 겁니다.
여기에 사실은 과연 원유 공급 중단이 얼마나 실효성 있겠냐 이런 의문도 나옵니다.
이미 북한이 오래전부터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에 대비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 수단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막상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했는데 북한이 그렇게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면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문제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게 되는 거죠.
결국 원유 공급 중단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중국이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중국 말고도, 최근들어 러시아도 북한에 바짝 다가가 있어서 미국이 설득해야하는 대상 중 하나였는데요.
【 기자 】
러시아는 이번 대북 제재안 통과를 위해 미국이 넘어야 했던 만만치 않은 산이었는데요.
문제는 러시아 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화성 14형에 대해 줄곧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ICBM이 아니라 중거리 미사일이다라고 주장해왔다는 겁니다.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만큼 대북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저평가한 건데요.
그런데 만약 안보리 결의안에서 ICBM이라고 직접적으로 명시한다면 러시아 입장로서는 우스워지는 셈이죠.
결국 미국이 러시아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 ICBM 관련 표현 수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냥 ICBM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북한이 밝힌 ICBM"라는 표현으로 수위를 한단계 낮추는 조건으로 제재안이 통과됐다는 후문입니다.
【 앵커멘트 】
과연 이번 ARF에서 이번 대북 제재와 관련해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화가 오갈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근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