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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②] 이엘리야 “흔들렸던 시기, 엄마 말 한마디에 정신 번쩍”
입력 2017-08-05 10:01 
배우 이엘리야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를 시작하던 때를 회상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드라마에 낯익은 배우가 등장했다고요? 자꾸만 눈에 아른거린다고요? 앞으로 승승장구할, 놓칠 수 없는 신예를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김솔지 기자] 배우 이엘리야가 최근 종영한 KBS2 ‘쌈, 마이웨이에서 박혜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엘리야는 똑 부러진 겉모습과는 다르게 남모를 결핍을 지닌 박혜란을 섬세하면서도 야무진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2013년 tvN ‘빠스켓 볼로 데뷔부터 주연 자리를 꿰찬 이엘리야는 이후 KBS2 ‘참 좋은 시절, SBS ‘돌아온 황금복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Q. 빠스켓 볼 주연으로 데뷔했는데, 당시에 부담감은 없었나?
A. 학교를 다니던 중 오디션을 통해서 데뷔 할 수 있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주인공이었어요. 제가 가진 역량에 비해 감당해야할 부분이 너무 컸기에,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고, 어려울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더 간절하고 치열하게, 누구보다 절실하게 임했다고 생각해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 스스로에게 후회가 없는 작품이지만, 보시는 분들에게는 좋지 못한 연기를 보여드린 것에 대해서는 제가 정말 연기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가 부여됐던 작품이죠.

Q. 빠스켓 볼에서도 엄친딸로 열연했는데, 본인과의 싱크로율은?
A. 사실 저는 드라마에서처럼 머리도 멋있게 꾸미지 않고, 옷도 편한 걸 좋아하고, 길을 걷다가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털털한 성격이에요. 제가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들은 다가가기 어렵고 친근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더 최상의 것을 뽑아내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Q. 서울예대 여신으로 소문이 자자하던데.
A. 아이고, 아니에요. 제가 권혁수 선배랑 수업을 같이 들었는데, 사람들이 저랑 혁수 선배를 보고 엄청 잘 놀고 발랄할 것 같다고 하는데, 성격이 밝기는 하지만 학교-연습실-도서관만 다녔어요. 정말 FM적인 생활을 해왔죠. 제가 엄청나게 눈에 띄게 매력적이라기 보단 더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신비감을 준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오히려 선배들과의 관계가 더 어려웠어요. 학교 안에서 이엘리야라는 사람이 자주 거론 되니까 주목받게 됐는데, 그게 마냥 좋은 시선만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려고 했죠.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A. 대학교에 들어가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뮤지컬 입시를 해서 대학을 들어갔고, 공부를 하다보니까 뮤지컬에 가장 중요한 건 연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Q. 그동안 흔들린 시기는 없었나?
A. 정말 많았어요. 특히 학교 다닐 때 가장 컸어요. 처음 말씀드리지만, 자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이 일이 가능성과 열정만이 아니라, 사람의 성향 혹은 성격이 어쩌면 열정보다도 크게 작용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무대 위에서는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원래 나서거나 관심 받고, 튀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웠어요. 학교를 처음 들어갔을 때 자부심도 높고,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잘 노는 모습이 저랑은 너무 안 맞았어요. 제 성향이 예술과는 맞지 않는건가 하는 고민이 컸어요. 그때 한번 내가 전공을 바꿔야되나 싶을 정도로 크게 흔들렸었어요.

Q.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극복하려 했나?
A. 어머니께서 예술을 하는 걸 좋아는 하시는데,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시지는 않았어요. 취미로 하길 바라셨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길 원하셨어요. 예술학교를 다니는 것도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더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들어갔죠. 그런데 너무 고민이 크다보니까 제가 어머니한테 ‘저 그만둘까요?라고 했더니,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아 내가 하고 싶어서 여태까지 해왔던 걸 왜 다른 사람에게서 답을 찾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후에 다시 집중하면서 회복했어요.

Q.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제 자신인 것 같아요. 저의 정신적인 부분이라던가 생각하는 방향이 건강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지 새로운 것들을 무한으로 입힐 수 있고, 저라는 사람을 색채가 없도록 비우는 작업도 하고,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어떤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책을 많이 보려고 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게 노력해요. 저한테는 제 자신보다는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연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Q. 배우로서 최종목표는?
A. 전 사실 배우로서의 큰 포부는 없어요(웃음). 저라는 사람이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담아내서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나이 들었을 때는 어떤 사람이 돼있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직업적으로 큰 포부보다 저라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만큼에 진심과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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