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세를 맞은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상승폭은 외국인이 '팔자'를 지속한 탓에 크지 않았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8.60포인트(0.36%) 오른 2395.4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2.89포인트 상승 출발한 이후 장중 한때 2400선을 회복했지만 외국인이 '팔자'로 전환하면서 장중 약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이후 기관을 중심으로 하는 매수물량이 늘면서 재차 반등, 24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앞서 전날 코스피는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세법개정안과 8.2 부동산 규제 등 정책적 우려에 따른 외국인 대규모 차익매물 출회 등으로 1.7% 급락했다.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조정국면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법인의 최고세율 인상안(22%→25%)과 대주주(15억원 이상→3억원 이상) 주식 양도세 인상, 외국법인의 주식 양도소득 과세(25%→5%) 등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면서도 "다만 과거 사례로 봤을 때 부동산정책··법인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외국법인 주식 양도소득 과세'인데, 이 역시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국인 주주가 5% 이상 보유한 대형주는 S-Oil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삼성전자, 현대차, POSCO, NAVER, 신한지주 등도 5% 이상이지만, 다수의 특수관계인 (펀드 등)의 지분을 합한 것으로 하나의 법인·개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중소형주에서는 외국인의 세금 회피를 위한 매도 사례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외국인의 코스피 대량 매도를 설명하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며 "아울러 아람코(S-Oil)나 텐센트(카카오) 등이 양도소득 과세 때문에 당장 지분 매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우며 한국증시를 사는 주요 외국인은 조세조약을 맺은 국가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업종별로 혼조양상을 나타냈다. 운수창고, 화학, 유통업, 철강금속, 건설업, 운송장비, 섬유의복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통신업, 의료정밀, 보험, 서비스업, 비금속광물, 의약품 등은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630억원, 936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2136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06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 NAVER, 삼성생명 등이 약보합권에서 마감했고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2%대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현대차, POSCO, 한국전력, 삼성물산, 신한지주, 현대모비스, LG화학, SK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성문전자, 성문전자우 등 2종목의 상한가를 포함해 469개 종목이 올랐고 335종목이 내렸다. 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51포인트(0.23%) 내린 641.58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휴젤은 8%가 넘게 떨어졌으며 메디톡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코미팜 등이 2~5% 가량 밀려났다.
드림시큐리티는 상한가를 찍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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