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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위기로 바꾼 롯데…7위 탈출도 요원
입력 2017-08-03 21:47  | 수정 2017-08-04 02:32
롯데 자이언츠의 조원우 감독. 중위권으로 도약할 기회가 찾아왔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일주일 전과 180도 달라졌다. ‘한 번 해보자며 기세등등했던 분위기는 우울해졌다. 운명의 9연전이었다. 하지만 그 6경기를 마친 롯데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롯데는 지난 7월 23일 KIA와 광주 3연전을 싹쓸이 하면서 가을야구의 희망을 키웠다. 5위 SK와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마운드까지 안정됐다. 상승세를 탄 롯데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중위권의 SK, LG, 넥센과 차례로 3연전을 갖게 됐다. 이들을 잡을 경우, 7위의 굴레를 벗어 더 높이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기회는 오히려 위기가 됐다. 간극이 좁히기는커녕 오히려 벌어졌다. 외나무다리 대결에서 롯데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인천에서 7연패의 SK에게 1승 2패로 밀렸다. 8월의 첫 3연전에서도 LG를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 2일 경기에서 2점차 리드를 못 지키고 10회 역전패를 당했던 롯데는 이날도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무너졌다. 미스 플레이 하나는 대량 실점의 나비효과가 됐다.
1회말 고비를 1실점으로 막은 김원중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4회말 2사, 손주인의 타구가 높이 떴다. 평범한 외야 뜬공이 될 수 있었지만, 우익수 손아섭은 이를 잡지 못했다. 2루수 번즈와 커뮤니케이션 미스였다.
화근이었다. 김원중은 급격히 흔들렸다. 안타와 사구로 만루 위기를 초래했고, 박용택에게 밋밋한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스코어는 1-1에서 1-5로 바뀌었다. 팽팽한 힘의 균형도 LG에게로 기울어졌다.
답답하던 타선은 이대호가 7회초 4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뒤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가 싶었다. 8회초에도 LG 실책을 틈 타 2점을 만회했다. 점수차를 점점 좁혀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비가 말썽이었다. 7회말 로니의 KBO리그 2번째 홈런, 그리고 8회말 68일 만에 터진 정상호의 2점 홈런은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6-9 패배.
충격이 크다. 롯데는 스윕패를 했다. 승패 마진이 ‘-4가 됐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5할 승률이었다. 4위 LG와 승차는 3.5경기에서 6.5경기로 벌어졌다. 6위 SK 또한 넥센에게 싹쓸이 패를 했으나 롯데는 그 기회를 못 살렸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넥센과도 승차가 6경기다.
롯데는 4일부터 넥센과 사직 3연전을 갖는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넥센과 시즌 마지막 3연전마저 밀릴 경우, 롯데의 가을은 더욱 암담해진다. 기회는 위기가 되면서 점점 코너에 몰리는 롯데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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