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반기 서비스수지, 사드보복 영향에 사상 최대 적자
입력 2017-08-03 17:20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로 올해 상반기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7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157억3860만달러(17조7657억원)에 달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반면 해외 출국자는 급증하면서 여행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77억3590만달러로, 반기 기준으로 지난 2007년 하반기 이후 사상 두 번째로 컸다. 이는 전적으로 한국을 찾는 방문객이 대폭 감소한 탓이다. 여행수지는 한국 거주자와 비거주자가 여행으로 쓴 수입과 지출을 계상해 산출한다. 한국인이 외국 여행에서 많이 돈을 쓰면 여행 지출이 커지고 반대로 외국인이 한국 여행에서 돈을 쓰면 여행 수입이 잡히는 구조다. 그만큼 중국 정부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단체여행이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절반 가까운 46.7%가 중국인이었다. 그만큼 한국 관광시장의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당장 여행수지에 타격을 준 것이다. 지난 6월 중국인 입국자는 25만5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4%나 감소했다. 실제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해 4분기 기준 여행수지 적자는 22억7590만 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여행수지 적자 폭은 1분기 37억4340만달러, 2분기 39억9250만달러로 커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지난 2월 정부와 롯데가 사드 용지 교환 계약을 체결하면 본격화됐다.

이 밖에 국내 경기가 상승세로 전환됨에 따라 해외 여행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한국인의 여행 지출도 늘었다. 지난 상반기 한국인이 외국에서 쓴 돈은 14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한진해운 파산 여파로 운송업계가 여전히 불황인 것도 서비스수지 적자를 키웠다. 지난 상반기 운송수지 적자는 22억7870억달러 적자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가 부진하면서 전체 경상수지 흑자도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362억6630만달러였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516억8690만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는 583억4520만달러였는데, 지난해 상반기 624억8890억달러 흑자에 비해 6.6%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만큼 중국의 사드 보복이 주로 서비스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상품시장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 국장은 이날 "설비투자 기계류 도입과 원유 등 에너지류 단가 상승으로 수입이 늘면서 흑자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올해 상반기 40억403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배를 넘어섰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악화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1억2790만달러, 내국인의 외국 투자는 174억1180만달러 늘었다. 정 국장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와 기업실적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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