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세제개편·부동산대책 후폭풍에 코스피 급락
입력 2017-08-03 16:58 

3일 국내 주식시장이 전날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과 부동산대책 후폭풍으로 큰폭 하락했다. 법인세 인상에 따라 주요 기업 순이익이 조단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부동산 과열 억제정책에 따라 건설주의 실적 둔화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잇단 북한 도발 관련 미국의 대중국 무역조치 가능성, 반도체 가격 조정에 대한 경계심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40.78포인트(1.68%) 하락한 2386.85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13일 코스피가 24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16거래일만에 2400선이 붕괴된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로 폭락했던 지난달 28일(1.73% 하락) 이후 올들어 두번째로 큰 낙폭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대비 14.43포인트(2.19%) 하락한 643.09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 낙폭은 연중 최대 규모로 지난 5월30일(649.09) 이후 두달 만에 650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주식 현물 4049억원, 선물 6919억원을 동시 순매도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9거래일간 누적 순매도금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주식시장 조정은 전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과표 20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한 법인세가 25%로 올라갈 경우 상위 10개 기업에서만 1조3000억원 가량 순이익이 줄어들고, 배당을 권장했던 기업소득환류세제 폐지가 확정되면서 배당주 투자매력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식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3억원 이상 보유자로 대폭 확대되고 세율도 최고 25%로 인상된 것 역시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악재로 작용했다.
국토교통부가 전날 내놓은 고강도 부동산 억제대책 영향으로 업황 둔화가 예상되는 대우건설(-6.1%) GS건설(-6.0%) 대림산업(-3.2%) 등 건설주도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북한 도발과 관련해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국내 기업들에도 불똥이 튈수 있다는 경계감이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대북 제재 미흡을 이유로 무역분쟁을 벌일 경우 한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전일대비 52.32포인트(0.2%) 오르며 종가기준 사상 최고가인 2만2016.24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2만2000을 돌파했다. 전날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한 애플의 주가가 4.7% 치솟으면서 기록 수립을 이끌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8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이날까지 무려 23% 올랐다.
[노현 기자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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