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주한미국 대사대리가 3일 "코리아패싱은 없다. 한국만큼 주목받고 있는 사안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날 오전 보수야당 의원 모임 '포용과 도전' 긴급 세미나에 참석해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드 배치 지연 문제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한미 정상간 통화 불발로 보수진영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보 우려에 대해 주한미국 대사가 직접 진화에 나선 셈이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날 세미나 참석에 대해 "대사관의 입장에서는 한미 동맹의 강인함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코리아패싱의 우려를 불식시킬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이날 세미나 직후 브리핑에서 "내퍼 대사대리에게 미국과 북한간 직거래를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북핵 위험이 증대됐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핵우산의 실효성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나 의원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한 내퍼 대사대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미간 공조 균열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코리아패싱이 없다고 했지만 행간을 읽어보면 한미 정상간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우려하는 부분이다"며 "말도 안되는 환경영향평가를 운운하며 사드 배치를 미룬 것은 한미간 신뢰에 금이 가게 하는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원자력협정 개정, 한미FTA 재협상 등 향후 정쟁이 예상되는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먼저 묻지도 않았는데 (내퍼 대사대리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며 "(내퍼 대사대리가) 10년이 지난 현재 시대의 변화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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