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이은 두 마필관리사의 자살…한국마사회의 `고용착취` 어땠길래
입력 2017-08-03 15:59  | 수정 2017-08-10 16:38

지난 5월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마필관리사 1명이 목숨을 끊은 지 두 달여 만에 같은 소속 마필관리사 1명이 또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농장 근처에 주차된 차 안에서 마필관리사 이현준 씨가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차 안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으로 보아 자살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안을 조사 중이다. 이 씨는 팀장의 병가기간 약 6개월 간 별도의 인력 충원 없이 팀장의 업무까지 도맡아 하는 등 과다한 업무량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목숨을 끊기 하루 전까지도 당직 근무를 서는 등 무리한 업무를 요구받았다.
지난 5월 27일에는 마필관리사 박경근 씨가 한국마사회의 고용착취 구조를 비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연이은 마필관리사의 죽음에 민주노총 전국공공공운수 노조는 한국마사회 경영진의 즉각 퇴진과 국회차원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2일 열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 노조는 이날 국회정론관에서 "박경근 열사의 항거 이후 마사회의 죽음의 착취 구조를 분쇄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지만 또 한 명의 조합원을 떠나보내야만 했다"면서 한국마사회의 고용착취 문제 개선을 촉구했다.
아울러 노조는 "부산·경남 지부에서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한데에는 기본적으로 시스템 상 문제가 있다"며 "서울은 말 3마리당 1명이 관리하는데 비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3.16마리당 1명이 관리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故) 이현준 마필관리사는 혼자서 4.5마리를 관리하는 높은 강도의 업무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고(故) 이현준 관리사의 자살에 대한 경찰수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면서 "한국마사회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마필관계자 운영과 관련 실태조사, 제도 개선 과제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신속히 진행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조속한 해결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윤해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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