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미 연구진 '유전자가위'로 돌연변이 교정 성공…생명 윤리 논의 본격화 되나
입력 2017-08-03 09:43  | 수정 2017-08-10 10:05
한·미 연구진 '유전자가위'로 돌연변이 교정 성공…생명 윤리 논의 본격화 되나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유전자 편집 기법(크리스퍼/카스9)을 써서, 인간 배아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연구진은 2일 오리건보건대학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 등 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도출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온라인 판에 3일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인간 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로 잘라 내는 교정실험에 성공했습니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의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면서 심부전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젊은 나이에 돌연사를 부르는 대표적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부모 중 어느 한쪽만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어도 50%의 확률로 유전돼 인구 500명당 1명꼴로 발생합니다.

기존 교정기술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이후 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주입하는 방식이어서 정상으로 교정된 유전자와 교정되지 않은 돌연변이 유전자가 섞여 있는 ‘모자이크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는 수정 전 난자에 정자와 유전자 가위를 함께 주입하는 방식으로 모자이크 현상을 없애 교정 성공률을 높였습니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비후성 심근증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유전될 확률이 기존 50%에서 27.6%로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이번 연구에서 김 단장팀은 실험에 사용한 '크리스퍼 카스9' 유전자 가위를 제작하고 실험 후 DNA 분석을 통해 유전자 가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했습니다.

미탈리포프 교수팀은 실제 인간 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주입하는 교정실험을 수행했습니다.

배아 자체의 디엔에이 복구 능력도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김 단장은 "돌연변이 염기 부분을 대체할 디엔에이 염기 틀(주형)을 만들어 집어넣지 않더라도 배아에선 난자 염색체에 있는 정상 염기를 스스로 복제해 변이를 교정했다"며 "배아만의 특별한 디엔에이 복구 능력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인간 배아의 유전자 교정은 충분히 안전한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가를 둘러싸고 안전성과 생명윤리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간 배아 유전자 치료를 금지하는 국내 생명윤리법을 개정해 관련 연구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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