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에는 주택 공급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신규 택지를 확보하고,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등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국토교통부는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을 확대하고자 수도권 교통 요지에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택지 위치나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간 17만가구 규모로 계획된 공적임대주택 공급물량 중 60%를 수도권에 집중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연간 4만가구씩 5년 동안 20만가구 규모다. 공적임대주택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등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 단지인 '신혼희망타운'(가칭)도 조성된다. 연평균 1만 가구씩 총 5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분양형 공공주택은 정부 예산 등이 투입돼 건설되는 공공주택 중 일정 기간을 지나면 임대인 등을 대상으로 분양이 가능한 주택을 뜻한다.
단지에는 공공분양주택과 분납형 주택, 10년 분양전환임대 등 다양한 유형을 공급해 수요자들 선택폭을 넓힌다는 생각이다. 신혼부부가 부담 가능한 전용면적 40∼60㎡ 소형 주택을 주로 짓고, 보육시설 등도 갖출 계획이다. 평균소득 이하 신혼부부가 주요 대상이지만, 잔여물량이 생기면 저소득 일반 청약자에게도 돌리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입지가 좋은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과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등에서 우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8·2 대책에 신규택지 공급 방침을 포함시키면서 그동안 정책관이 바뀐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는 집값 상승 주요 원인을 다주택자 등 투기수요 때문이며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고, 문제가 생길 경우 검토할 수단을 많이 갖고 있다는 의미"라며 "현재 수도권에 착공하지 않은 공공택지만 51만9000가구 규모로, 8년치 공공택지 수요를 감당할 만 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정부의 공급 대책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급 대책을 꺼낼 수 있다는 의지 표현 정도로 봐야 한다"며 "실제 택지지구가 정해져 완성되기까진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효과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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