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셀트리온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럽서 돌풍
입력 2017-08-01 11:17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유럽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혈액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출시 3개월만에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유통 파트너인 다국적제약사도 놀란 '깜짝 성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유럽 유통 파트너사인 먼디파마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매달 10% 이상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7월 들어서는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오리지널의약품 판매량의 30%가 넘는 실적을 올렸다. 먼디파마 관계자는 "환자 처방을 위해 트룩시마를 구매하는 병원이 매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당초 기대했던 수준 이상의 시장점유율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셀트리온이 유럽에 처음 선보인 램시마와 비교해도 약 3~4배 이상 빠른 속도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경우, 2015년 1분기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 출시한 후 이듬해인 2016년 1분기 말에 약 3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트룩시마는 올 2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고, 제품을 선보인지 약 3개월만에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오리지널의약품 대비 약 30~40% 할인된 가격, 램시마가 닦아놓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신뢰와 셀트리온 브랜딩 효과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이른바 '램시마 효과'로 현지 의료진과 환자에게 비용부담을 덜면서도 바이오시밀러를 믿고 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만장일치로 트룩시마 판매 허가를 권고했던 점과 셀트리온이 미국혈액암학회 등 국제 학회에서 여러 차례 임상결과 및 논문을 발표해 오리지널의약품과 동등한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한 것도 유럽 의료진의 신뢰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룩시마의 점유율 급증은 바이오시밀러가 자가면역질환에서 암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인 트룩시마에 이어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도 유럽 판매 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판매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트룩시마 출시로 자가면역질환 분야뿐 아니라 항암(Oncology) 분야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면서 "허쥬마도 하반기 유럽 승인이 기대되는데, 강력한 유통 파워를 갖춘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조기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트룩시마는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지에서도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의의약품인 리툭산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7조원대로, 이 중 유럽시장 규모는 3조원대로 추산된다. 램시마의 대상물질(성분)인 인플릭시맙은 유럽 사용량이 전체의 약 30% 수준이나, 트룩시마의 대상물질인 리툭시맙은 유럽이 세계 사용량의 약 45%를 소비하고 있다. 트룩시마가 향후 유럽 시장에서 램시마 이상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기대 이상의 매출을 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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