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0살 때 당한 성폭행…용기있는 법정 투쟁으로 죗값 받게 해
입력 2017-08-01 09:37  | 수정 2017-08-08 10:05
10살 때 당한 성폭행…용기있는 법정 투쟁으로 죗값 받게 해


한 여성이 10살 때 성폭행당한 끔찍했던 기억을 갖고 살다가 13년 만에 우연히 만난 가해자를 상대로 용기있게 법정투쟁을 벌였습니다.

60대 중반의 가해자는 끝까지 발뺌하다가 결국 무거운 죗값을 치르게 됐습니다.

창원지법 형사4부(장용범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4)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명령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경남에 살던 B 씨(23·여)는 10살 때인 2004년 어머니가 알고 지내던 남성으로부터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습니다.


가해 남성의 직업은 버스 기사였습니다.

당시 이 여성의 어머니는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었습니다.

아버지 역시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B 씨가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아도 별다른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성폭행을 당한 그해 부모가 이혼해 B 씨는 경북에 있는 시골 할머니 집에서 보내졌습니다.

가해 남성을 단죄할 기회는 13년이나 흘러 뜻밖에 찾아왔습니다.

B 씨는 지난해 3월 아버지를 배웅하러 나간 한 지방도시 버스터미널에서 A 씨를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사람인 것을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B 씨는 친척 도움을 받아 지난해 5월 A 씨를 고소했습니다.

재판과정에서 A 씨는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적이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법원은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3년이나 지났어도 B 씨의 기억이 너무나 또렷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2004년 A 씨가 근무하던 버스회사 이름과 운행중인 버스 노선 구간을 정확히 기억했습니다.

또 당시 A 씨가 몰던 버스 차량번호 4자리도 또렷이 떠올렸습니다.

A 씨는 자신이 몰던 버스 차량번호와 끝자리가 다르다며 B 씨 진술이 거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B 씨가 A 씨가 운행하는 버스를 알지 못했다면 비슷한 차량번호조차 특정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진술 신빙성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이밖에 A 씨로부터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한 숙박업소 이름은 몰랐지만 위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B 씨가 A 씨를 무고할 이유도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B 씨 진술이 일관되고 실제로 경험하지 않았다면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세부적이면서 모순이 없어 신빙성이 높아 13년전 성폭행이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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