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기업 취업자, 7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입력 2017-07-31 16:54 

올 2분기 대기업(종사자 300인 이상)에 취업한 인구가 7년 여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1~4인 규모 영세 소기업 취업자는 3년 여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대기업 취업자 수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소기업에 취직하는 이는 증가하는 반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올 상반기 내수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고용시장 여건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대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만5000명 감소한 246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위세를 떨치던 2010년 3분기 8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대기업 고용사정은 지난해 1분기까지 긍정적이었다. 작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만1000명이나 취업자가 증가했다. 그러던 것이 2분기 들어 14만8000명으로 증가폭을 줄였고, 올해 1분기(-1만8000명)에 마침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와 반대로 종사자 수가 4명 이하인 영세기업에 취업한 인원은 2015년 1분기부터 2016년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감소하더니 작년 4분기 2만3000명 증가로 반전했다. 이어 올해 1분기 12만5000명, 2분기 14만7000명으로 증가폭을 키웠다.

대기업 고용사정이 나빠진 건 지난해 하반기 조선·해운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금융·보험업 등에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가 상반기 두 자릿수 수출신장을 주도했지만 고용유발 효과는 미미해 대기업 취업자가 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에서 밀려난 이들은 중소기업으로 이동하거나 자영업자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조업 취업자 수는 작년 3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자영업자는 같은 시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은 작년 말까지 10만명대 취업자 수 증가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이에 반해 1~4인 소기업은 지난해 4분기부터 취업자 수가 늘었다. 특히 자영업자는 올 1분기 17만명이나 급증하며 2012년 2분기(17만3000명)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나홀로 창업'에 뛰어든 사람만 10만400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내수 업종 위주로 고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민간소비가 1분기보다 0.9% 늘었다"며 "민간소비가 좋아졌다는 것은 기업이 내수에서 수익이 창출하고 있다는 뜻으로, 고용을 더 필요로 해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업은 대표적인 내수업종인데 최근 들어 채용 확대 움직임을 보인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에서부터 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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