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조정받자 인버스펀드 다시 `뭉칫돈`
입력 2017-07-31 16:14 

사상 최고치를 뚫던 코스피가 조정 장세로 돌입하자 코스피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펀드'에 다시 돈이 몰릴 조짐이다. 코스피가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 펀드에 기웃거리며 수익을 낼 방도를 찾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가 잠시 쉬었다가 상승을 재개할 거란 분석이 만만치 않은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버스 펀드에는 52억원의 뭉칫돈이 한번에 들어왔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3% 급락하며 장중 한때 지수가 2400 밑으로 밀리기도 했다. 잘 나가던 코스피에 급락 장세가 연출되자 개인들이 잇달아 인버스 펀드에 목돈을 태운 것이다.
최근 들어 인버스 펀드 설정액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28일 기준 이전 일주일간 인버스 펀드 환매금액은 440억원에 달했다. 한달 기준으로 인버스 펀드를 탈출한 금액은 무려 1617억원에 달한다. 연초 이후 인버스 펀드에 돈을 태웠던 개인들이 대규모 손절매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연초 3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인버스 펀드 전체 설정액은 5월 들어 한 때 5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가파르게 늘었다. 6년 박스피(박스권에 갖힌 코스피)에 익숙해진 개인들이 가파르게 오르던 지수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상승장에 인버스 펀드에 베팅하는 '무리수'를 뒀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투자자 별로 많게는 20%에 가까운 손실을 보며 시행착오를 겪은 뒤 인버스 펀드에 돈을 빼고 다른 투자처를 찾는 국면이었는데, 지난 28일 지수가 가파르게 떨어지자 또 다시 인버스 펀드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수 하락에 강하게 베팅했다가 상반기 돈을 잃은 과오를 되풀이 하면 안된다고 조언한다. 28일 급락한 코스피 상승탄력이 여전히 살아있어 지수가 반등하면 또 한번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잠시 주춤했다가 곧바로 반등을 재개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코스피 상승 추세가 완전히 끝났다고 성급히 판단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지수 하방에 베팅한 인버스 펀드 투자자는 방망이를 짧게 쥐고, 약간의 수익률이 나면 곧바로 환매하는 식으로 실시간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도입되면서 한국 증시가 한단계 올라설거란 목소리가 높다"며 "해외 투자자 역시 한국 증시의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