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상에 없는 파격적 안경 만드는 이 회사 `애쉬크로프트`
입력 2017-07-31 15:09  | 수정 2017-08-01 16:44
심익태 대표가 자사 안경을 선보이고 있다. [송민근 기자]

안경 공장에서부터 내공을 쌓아 세상에 없던 안경테를 만드는 브랜드가 젊은 층에서 인기다. 심익태 디자이너가 2009년 만든 애쉬크로프트다.
커맨더나인(대표 심익태)이 운영하는 안경테 브랜드인 애쉬크로프트는 다양한 도금 레시피와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안경테를 만든다. 일반적인 레시피와 달리 도금 원료인 니켈의 함량을 조절하거나 이중 도금을 하는 등 독특한 방식을 시도한다. 도금한 뒤 사포질을 하는 등 독특한 에이징 과정을 거쳐 빈티지 느낌을 살린 제품도 있다. 전통 칠보공예 기법을 살려 유약을 바르는 등 기존 안경업계에서 보기 어렵던 다양한 제작방식을 시도한다.
애쉬크로프트는 독특한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저시력자용 두꺼운 렌즈에 어울리는 두꺼운 홈선의 안경테인 '홀든 콜필드' 라인을 제작했다. 기존의 얇은 안경테를 사용하면 저시력자용 두꺼운 렌즈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실용성에 더해 고유한 철학이 담긴 안경테를 만드는 것이 애쉬크로프트의 목표다. 심 대표는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철학이다. 문학·철학 작품이 주는 고유한 이미지를 안경테 디자인에 녹여내는 것이 애쉬크로프트의 목표다"고 설명했다. 일본 작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나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에서 영감을 받은 안경테도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작가인 찰스 부코스키에서 영감을 얻은 '헨리 치나스키' 라인을 런칭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으며 목표액의 365%인 2500만원을 모금했다.
다양한 레시피를 적용하고 실험적인 안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심익태 대표가 바닥에서부터 쌓아온 내공 덕이다. 심익태 대표는 본인의 안경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2003년 안경테를 만드는 공장에 취직했다. 공장에서 직접 일하며 다양한 재질과 도금 방식을 익히고 자신이 꿈꾸는 디자인을 꾸준히 쌓아왔다. 현장에서 일한 경험 덕에 일본이나 독일에서 독특한 안경 소재를 직접 들여올 수 있었고, 15년간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애쉬크로프트만의 다양한 도금 레시피를 쌓을 수 있었다. 새로운 재질의 안경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다른 안경테 회사들보다 요구하는 조건이 까다로웠고 흔히 쓰지 않는 레시피를 사용하려 했기에 안경테 공장에서 고개를 가로젓는 일이 많았다. 심익태 대표는 "안경공장에서 일했던 인연을 살려 공장을 힘겹게 설득했다"며 "지금은 다른 안경 브랜드가 우리 레시피를 따라 할 정도다. 우리 안경의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애쉬크로프트는 새로운 안경을 꾸준히 만들기 위해 모든 제품을 한정판으로 생산한다. 포털에서 검색하면 중고 안경테 거래를 원하는 글도 보인다. 애쉬크로프트는 2010년부터 총 71개 라인 237가지 종류의 안경테를 만들었고, 다른 소량생산 브랜드보다 저렴한 15~20만원의 가격대로 인기를 끌었다. 심익태 대표는 "애쉬크로프트 안경테는 제품 수량을 적게 만들되 재밌는 컬렉션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지금까지 생산한 제품은 컬렉션의 30% 정도다"고 설명했다. 애쉬크로프트는 잘 팔리는 모델이 있어도 그 제품에만 매몰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라인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애쉬크로프트는 올 11월께 새로운 라인업을 내놓으려 준비 중이다. 새로운 라인업은 국내 출판사인 한길사가 보유한 윌리엄 모리스의 판화집 원서를 모티브 했다. 윌리엄 모리스 판화집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유려한 서체로 유명하다. 심익태 대표는 "독특한 무늬를 잘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보기 힘들던 새로운 시도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경테 라인업을 늘려가는 데 더해 애쉬크로프트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해 젊은 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심 대표는 "밴드 '국가스텐'이나 인디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진행한 콜라보로 20·30 세대에서 인기를 얻어왔다"며 "올 하반기에는 못(MOT) 밴드의 이이언씨와 콜라보해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브랜드는 올 11월께 런칭할 계획이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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