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분기 실적 발표 기업 절반이 전망치 웃돌아
입력 2017-07-31 11:44 

2분기 어닝 시즌이 반환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실적 발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증권가의 실적 전망이 낙관적인 경향을 띄는데다 특히 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호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1일 투자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실적 발표 기업 중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72개 기업 가운데 37개사의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한 곳은 35개사로 절반에 못 미쳤다.
컨센서스가 있는 72개 실적 발표 기업들의 2분기 총 영업이익은 32조6719억원으로 증권사 전망치 33조2839억원보다 다소 적었다.

2분기 상장사 실적 추정치는 그동안 꾸준히 상향 조정돼왔다. 지난해 말 37조원 수준이던 2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 3월 40조원을 넘어섰고 현재 43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높아진 기대치를 실제 발표치가 충족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체로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호실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현재 49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3분기 상장사 이익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2분기 어닝 시즌에서 가장 큰 폭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곳은 호텔신라다. 중국의 사드 관련 경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대표적인 유커 관련주인 호텔신라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다.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의 2분기 영업이익을 32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발표치는 5배가 넘는 173억원이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매출이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비용 절감으로 이를 상쇄시켰다는 평이다.
삼성SDI도 2분기 영업이익이 55억원으로 12억원을 예상했던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삼성SDI는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연간으로도 3년 만의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호텔신라, 삼성SDI에 이어 녹십자(37.6%), 한미약품(36.4%), LIG넥스원(34.1%) 순으로 실적 추정치와 발표치의 괴리율이 높았다.
이들과 달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준 기업들도 적지 않다.
포스코강판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99억원이었지만 실제 발표치는 19억원에 그쳤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연, 알루미늄, 그리고 아연알루미늄 등 세 가지의 도금강판 내수 평균판매가격이 2만~5만원 하락했는데 POSCO에서 구매하는 원재료인 풀하드강판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분기당 구매량이 13만톤 내외로 가격이 톤당 4만원 인하되지 않으면서 영업이익이 52억원이나 줄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345억원의 추정치에 미달하는 1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중공업(-54.6%), 롯데쇼핑(-52.6%), S-Oil(-47.5%) 순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프로젝트의 추가 손실이, 삼성중공업은 크레인 사고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쇼핑은 중국 관광객 감소로 백화점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중국 내 87개 점포의 영업정지로 손실이 불어나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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