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의사들이 시력교정수술 피한다는 말은…"
입력 2017-07-28 14:27 
최철영 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 [사진 = 한경우 기자]

휴가철이 되면 안경을 벗기 위해 시력교정수술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하지만 다섯 개 감각 기관 중 사람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눈을 수술한다는 데 환자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세간에 떠도는 "의사들은 시력교정수술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시력교정수술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도 한다.
27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안과 진료실에서 만난 최철영(47) 교수는 이 같은 불안감은 "기우"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시력교정수술을 피한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며 자신에게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의사가 40여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검사를 한 뒤 몇십년 뒤까지 고려해 수술 방법과 목표 시력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가 자신감을 보인 이유는 의료기술이 발달해서다. 그는 "레이저를 이용하는 라식·라섹 수술 장비가 좋아져 환자의 검사 결과를 장비에 입력해두면 요즘엔 20초면 수술이 끝난다"며 "장비가 알아서 수술을 진행하며 두려움을 느낀 환자의 안구가 흔들려도 그 속도의 100배로 보정해주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계에 입력하는 환자 정보가 정확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최 교수는 시력교정수술을 받고 싶다고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을 검사하는 데 공을 들인다. 만약 환자가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고 병원을 찾으면 2주 뒤에 다시 오라고 말하며 돌려보낸다. 약물을 사용해 안구에 가해지고 있는 힘을 완전히 뺀 뒤 시력을 측정해야 하지만, 콘택트 렌즈를 착용한지 2주가 지나지 않았다면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각막 안쪽을 깎기 전 단계의 라식수술(왼쪽)과 라섹수술(오른쪽)의 처치 개념도. 라식은 각막 겉 부분을 자르지만, 라섹은 복원되는 상피만 벗겨낸다. [자료 제공 = 강북삼성병원]
라식·라섹 수술은 레이저로 각막 안쪽(각막 실질)을 깎아 안구 내 굴절을 보정해 시력을 높인다. 각막 안쪽 부분을 깎아낸다는 점은 같지만, 안쪽까지 레이저가 도달하도록 만드는 준비 단계가 다르다. 라식수술은 각막 바깥 부분을 잘라내 뚜껑처럼 만들어 젖힌 뒤, 라섹수술은 각막 표면의 상피만 벗겨낸 뒤 각각 레이저로 각막 안쪽을 깎는다. 벗겨낸 상피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복원되기 때문에 최 교수는 "라식수술보다 라섹수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환자들이 라식수술을 선택하는 이유는 각막 상피가 유지돼 통증 완화와 시력 회복이 빨라서다. 대신 시간이 지난 뒤 각막 바깥의 잘랐던 부분에서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각막을 자르는 과정에서 함께 잘린 신경이 완벽하게 복원되지 않아 시력교정수술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안구건조증을 환자가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최 교수는 우려했다.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시력이 다시 악화돼 수술받은 효과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라식·라섹 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목표 시력 설정을 놓고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는 중이라고 최 교수는 전했다. 그는 "시력을 최대한 높여달라는 환자들에게 0.9~1.0 수준을 목표 시력으로 잡자고 설득한다"며 "일반적인 환자들은 라식·라섹 수술을 통해 시력을 2.0까지 높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만큼 각막 실질을 많이 깎아야 해 수술 뒤 10여년만 지나도 노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술한 뒤 꼭 자신의 진료차트를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조언했다. 10~20년뒤 노안·백내장 등 안구질환이 발생하면 환자의 시력교정수술이 어떤 제원으로 이뤄졌는지 정확히 알아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최철영 교수는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안과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강북삼성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전공의, 임상강사로 활동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교수가 된 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데이비드 애플 연구소에서 2년동안 연구교수 생활을 하고 지난 2015년 복귀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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