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기금, 반년만에 작년 실적 넘어섰다
입력 2017-07-27 18:04  | 수정 2017-07-27 19:19
◆ 레이더M ◆
연금·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웃도는 기금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일 거듭된 코스피 상승 랠리로 주식 투자 부문에서 높은 수익을 올린 데다 수년 전부터 집중해온 국내외 부동산·인프라스트럭처를 비롯한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결실을 맺으며 수익률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 실적은 지난해 연간 수익률을 웃도는 6~7%를 달성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올 상반기 수익률 7.7%를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세부 자산별로는 국내 주식 부문 수익률이 17.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18%)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 주식과 국내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각각 11.2%, 8%의 성과를 내며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국내 대체투자에서는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옛 한진해운신항만) 투자를 통해 500억원 이상 수익을 챙겼다. 한라시멘트 전환상환우선주(RCPS) 투자로도 수익률 12% 이상을 기록했다.
행정공제회도 올 상반기 7.5%의 두드러진 수익률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투자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반도체 관련 종목이 연초 이후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운용 수익을 늘리는 데 효자 노릇을 했다. 대체투자에서도 적잖은 수익을 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성과를 웃도는 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사모투자펀드(PEF)를 비롯한 기업 금융 투자와 인프라 투자 부문에서 각각 8.6%와 9.7%의 높은 성적을 거둬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군인공제회 역시 연초에 세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수익을 상반기에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공제회보다 목표 수익률이 비교적 낮은 주요 연금들도 연초 이후 증시 상승에 따른 주식 부문 수익률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공무원연금 수익률은 6.9%에 달했다. 주식 투자로만 1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해외 주식과 해외 채권 투자로도 각각 5.9%, 5.8%의 성과를 올렸다. 사학연금도 상반기에만 수익률 6.8%를 기록했다. 반년간 벌어들인 수익이 무려 9222억원에 달했다.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도 연초부터 지난 5월 말까지 4.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거둔 수익은 25조원에 이른다. 코스피 상승세가 가속화한 지난 6월 성과까지 반영하면 상반기 수익률은 7%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2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진행 중인 독일 베를린 '소니센터' 매각이 완료될 경우 연간 수익률이 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니센터의 예상 차익은 7000억원에 달한다.
주요 기관투자가 중 하나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체투자 집중 전략을 통해 올 상반기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수익을 올렸다. 상반기 수익은 지난해 연간치인 2500억원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과 유안타증권 을지로빌딩,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에서 자금을 회수하며 지난달에만 8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하반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강성석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CIO)는 "상반기에 큰 수익의 원천이 됐던 코스피 상승 랠리는 하반기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맞춰 차익실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여건을 지켜보면서 자산운용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내 연금·공제회발 주식 투자 자금 유입은 하반기 들어 다소 둔화할 전망이다. 투자 자산별 배분 비중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는 주식 부문에서 자산 가치 상승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반면 가입자들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좇아 공제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을 맡기고 있는 데다 연금 역시 자금 유입이 꾸준한 까닭에 연금·공제회발 주식 투자 수요는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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