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수수료 없앤 삼성증권…업계 마케팅 불꽃 경쟁

개인형 퇴직연금(IRP)를 놓고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뜨겁다. 가입자 범위가 사실상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되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증권사들이 잰걸음이 이어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RP 가입고객 대상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IRP는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이직할 때까지 적립한 퇴직금을 관리하는 계좌를 의미하며,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납입액 중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제도를 시행하는 사업장의 근로자, 퇴직·이직으로 퇴직금을 받은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제도가 개선됐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개정돼, 대상자에 자영업자와 공무원, 군인 등 약 730만명이 추가됐다.
이에 불을 당긴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가입 대상자가 확대된 26일부터 개인이 추가 납입하는 부문에 대한 계좌 운영·관리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연 0.33~0.55% 수준이었던 수수료를 기존 고객의 추가 납입분과 신규 가입에 있어 받지 않기로 했다.

삼성증권 측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자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장기 투자 고객은 연 0.3% 대의 추가 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동안 지점 방문이 쉽지 않았던 군인 등을 위해 개인형 IRP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내놨다.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계좌 개설이 가능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이와 함께 비대면 IRP 계좌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무료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IRP 가입 이벤트를 실시한다. NH투자증권은 '누구나 하나쯤은, QV연금' 이벤트를 오는 9월 29일까지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신규 가입을 하면 5000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다른 회사에서 연금계좌를 옮겨올 경우, 금액에 따라 최대 100만원까지 상품권을 증정한다.
하나금융투자는 9월 30일까지 개인연금이나 IRP고객 중 이벤트 대상 펀드에 일정 금액을 가입하면 최대 8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IRP 의 경우 300만원 이상, 개인연금은 500만원 이상 입금하면 입금액별로 상품권을 차등지급한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