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할 후 재상장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핵심 사업을 가져간 사업회사는 기업가치가 오르는 반면 지주회사는 오너 지배력 강화를 위한 껍데기에 불과해 성장성이나 현금 창출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P시스템 주가는 지난 4월 7일 분할 재상장 이후 55.8% 급등했다. AP시스템이 인적분할 후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제조 판매만을 담당하는 사업회사로 다시 태어나자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는 모습이다.
사업회사의 주가 흐름만 보면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 극대화를 위해 분할을 실시했다는 회사 측 목적에도 부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된 APS홀딩스(옛 AP시스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분할 후 상장 첫날 시가는 주당 2만750원이었으나 전날 기준 1만2700원까지 38.8% 급락했다. 신설 사업회사와 지주사의 분할비율(53.4대46.6)과 지주회사에 비해 사업회사 주가 상승 폭이 커 분할에 따른 기존 주주의 손실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지주회사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한 이녹스도 같은 처지다. 연성회로기판(FPCB)·반도체·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소재를 개발 판매하는 신설 사업회사 이녹스첨단소재는 상장 후 12거래일 동안 주가가 12.9% 올랐다. 반면 자회사 지분관리·투자 목적으로 쪼개진 지주사 이녹스 주가는 같은 기간 5.1% 하락했다. 특히 재상장 당일에는 25.4%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 밖에도 네트워크 장비업체 유비쿼스(사업회사)는 분할 재상장 후 사업회사와 지주회사(유비쿼스홀딩스) 주가가 모두 하락했는데 지주사 낙폭(-17.7%)이 사업회사(-9.8%)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주가가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내는 이유는 지주사 상승을 이끌어낼 호재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 기업 대다수가 궁극적으론 오너 지배력 강화나 2세 승계를 위한 사업회사 지분 확보 용도로 지주사를 설립하고 있다"며 "핵심 사업을 사업회사에 몰아준 지주회사에 높은 현금 창출 능력이나 성장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P시스템 주가는 지난 4월 7일 분할 재상장 이후 55.8% 급등했다. AP시스템이 인적분할 후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제조 판매만을 담당하는 사업회사로 다시 태어나자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는 모습이다.
사업회사의 주가 흐름만 보면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 극대화를 위해 분할을 실시했다는 회사 측 목적에도 부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된 APS홀딩스(옛 AP시스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분할 후 상장 첫날 시가는 주당 2만750원이었으나 전날 기준 1만2700원까지 38.8% 급락했다. 신설 사업회사와 지주사의 분할비율(53.4대46.6)과 지주회사에 비해 사업회사 주가 상승 폭이 커 분할에 따른 기존 주주의 손실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지주회사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한 이녹스도 같은 처지다. 연성회로기판(FPCB)·반도체·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소재를 개발 판매하는 신설 사업회사 이녹스첨단소재는 상장 후 12거래일 동안 주가가 12.9% 올랐다. 반면 자회사 지분관리·투자 목적으로 쪼개진 지주사 이녹스 주가는 같은 기간 5.1% 하락했다. 특히 재상장 당일에는 25.4%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 밖에도 네트워크 장비업체 유비쿼스(사업회사)는 분할 재상장 후 사업회사와 지주회사(유비쿼스홀딩스) 주가가 모두 하락했는데 지주사 낙폭(-17.7%)이 사업회사(-9.8%)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주가가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내는 이유는 지주사 상승을 이끌어낼 호재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 기업 대다수가 궁극적으론 오너 지배력 강화나 2세 승계를 위한 사업회사 지분 확보 용도로 지주사를 설립하고 있다"며 "핵심 사업을 사업회사에 몰아준 지주회사에 높은 현금 창출 능력이나 성장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