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지 3개월만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며 발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렌플렉시스(SB2, 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미국 출시가 확정됐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판매 허가 승인을 받은 지 석 달 만으로, 기존에 다른 회사들이 허가후 출시까지 6개월 이상 걸리던 것을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최근까지 미국에서는 규정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회사가 오리지널 제약사에 시판 180일 전 바이오시밀러 시판 사실을 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판매 허가 후 시판 사실을 고지한 다음 6개월 후에야 제품 출시가 가능했던 이유다. 그러나 지난 6월 미국 대법원에서 '판매 허가 전 고지'도 유효한 것으로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출시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렌플렉시스 출시로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더 많은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바이오의약품으로 치료 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렌플렉시스는 작년 매출이 9조3000억원에 달하는 존슨앤존슨의 항체의약품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다. 류머티스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및 건선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렌플렉시스의 미국시장 판매는 마케팅 파트너 관계인 다국적제약사 MSD(Merck Sharp & Dohme·미국과 캐나다 회사명 머크)가 담당하며 표시가격(Listing price)은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대비 35% 낮게 책정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작년 말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의 램시마도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한국 대표 바이오기업들이 세계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동일한 제품으로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셀트리온 램시마 판매는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가 맡고 있으며, 레미케이드보다 약 15% 낮은 가격으로 판매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가격은 시장상황에 따라 충분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제조공정 수율개선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등 수익성에도 문제가 없다"며 "특히 의약품은 가격보다는 처방데이터 축적 등 의료계의 신뢰가 중요하다. 환자 편의를 위해 피하주사(SC) 제형을 출시하는 등 '램시마 프랜차이즈 효과'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특유의 속도전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동시에 내놓으며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SB4)인 브렌시스를 호주, 캐나다, 한국, 유럽(유럽명: 베네팔리) 등에 판매중이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인 임랄디는 지난 6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에서 긍정 의견을 받고 최종 판매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SB3, 성분명: 트라스투주맙)도 EMA에서 판매 허가 심사 중에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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