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한때 비'가 133㎜ 폭우?…기상청 오보 '또'
지난 23일 오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인천에서 90대 노인이 사망하는 등 수도권 곳곳에서 비 피해가 났습니다.
하지만 전날 기상청 예보만 봤을 때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55분 현재 전국에서 호우경보가 해제된 가운데 경기 고양의 누적 강수량은 155.5㎜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의왕 135.5㎜, 시흥 129.0㎜, 군포 121.5㎜, 광명 109.0㎜, 양주 107.0 ㎜, 인천 92.0㎜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100㎜ 안팎의 '물폭탄'이 떨어졌습니다.
오전에는 시간당 50㎜가 넘는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많았고, 특히 시흥은 오전 9∼10시에만 96㎜의 세찬 비가 쏟아졌습니다.
이는 전날 저녁 무렵까지만 해도 큰 비는 없을 것이라던 기상청 예보와는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5시에 발표한 단기예보에서 서울의 강수 확률을 오전과 오후 각각 60%, 20%로 예측하면서 '흐리고 한때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심지어 인천의 경우 강수 확률은 오전, 오후 각각 30%, 20%로 흐릴 것으로만 예보됐습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의 정체 현상 때문에 올여름 내내 국지적으로 비가 오고 있고, 예측이 어려운 형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예전 같으면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쭉 비를 뿌리고 갔을 텐데 올여름에는 남부지방의 따뜻한 공기와 부딪혀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날 장마전선이 북한에서 내려올 때만 해도 시속 30㎞였는데 서울, 경기를 지나면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며 한 시간 사이에 강한 비를 뿌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기상청은 24일에는 중부 지방과 경북, 전북이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흐리고 낮부터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경남과 전남, 제주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가끔 구름이 많겠으나 경남과 전남에는 곳에 따라 오후에 소나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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