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전환자 캐나다 무기수, 여성 전용 교도소로 첫 이감
입력 2017-07-22 13:29  | 수정 2017-07-29 14:05


성전환자인 캐나다의 무기수가 처음으로 여성 전용 교도소로 이감됐습니다.

21일(현지시간) CBC 방송에 따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미션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인 성전환자 팰런 오비 씨가 지난 18일 교정 당국의 승인을 얻어 인근 프레이저밸리 여성 교도소로 이감됐습니다.

그의 이감은 해부학적 신체 외관이 아닌, 성정체성에 대한 인정을 근거로 수형자의 요구가 승인된 첫 사례입니다.

오비 씨는 2003년 범죄 조직의 청부 살인 사건에서 1급 살인죄로 무기 징역형을 선고 받고 새스캐처원 주 프린스앨버트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이 곳에서 그는 자신이 성전환자임을 밝히며 특별 처우를 요청했으나 6개월 동안 격리 조치를 당한 뒤 미션 교도소로 이감됐습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격리 기간 마치 '길거리 개' 같은 대우를 받았다며 이후 수감 생활도 내내 프라이버시 보장과 여성 의류 지급, 여성 화장실 등 기초생활 여건을 얻기 위해 싸우는 데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전환자에 대한 인식을 갖지 못한 다른 수감자와 교도소 관계자들로부터 심한 차별을 겪었다고 전했습니다.

오비 씨는 "모든 낙인과 차별, 학대,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성이며 여성 교도소에서 여성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견뎠다"며 이번 당국의 조치를 "심대한 결정"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이어 "첫 개척자로서 같은 길을 가는 다른 성전환 수감자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국의 이번 결정은 성전환자에 대한 교정 시책을 전향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자유당 정부의 정책 의지에 따른 것으로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지난 1월 이를 공언한 바 있습니다.

당시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의 모든 성전환자들이 평등한 지위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교도소 수감자에도 이를 보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캐나다교정국은 앞으로 성전환 수감자들의 이감 문제를 사례 별로 검토할 방침입니다.

교정국 대변인은 이감 시기와 감방 배정, 다른 수형자와의 관계 등이 안전하고 적정하게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직원 교육과 지원 방안들이 강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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