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앵무새의 "쏘지 마" 증언, 증거로 채택…남편 살해 유죄 판결
입력 2017-07-21 15:26  | 수정 2017-07-28 16:05
앵무새의 "쏘지 마" 증언, 증거로 채택…남편 살해 유죄 판결


미국 미시간 주의 한 여성이 '앵무새의 증언'으로 인해 2년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받았습니다.

검사는 앵무새를 증언대에 세우지 않았지만, 배심원단은 고심 끝에 '쏘지 마'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앵무새의 증언을 살인 사건의 증거로 채택했습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시간 주 뉴웨이고 카운티 배심원단은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글레나 더램(49)에게 전날 유죄평결을 내렸습니다.

더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말 내려집니다.


글레나는 2015년 5월 남편 마틴 더램(46)을 총으로 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 본인도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나 살아남았습니다.

그는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편 마틴은 5발을 맞고 사망했지만 목격자는 없었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습니다.

마틴이 키우던 아프리칸 그레이종(種) 앵무새 '버드'가 '쏘지 마(don't shoot)'라는 말을 자신의 주인인 마틴의 음성을 그대로 흉내 내서 반복하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이 앵무새는 마틴이 죽은 뒤 그의 전처인 크리스틴 켈러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켈러는 "아마도 앵무새가 사건이 있던 그 날 밤 부부가 다투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말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틴의 부모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검사는 애초 이 앵무새를 법정에 세우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공식 재판 절차를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배심원단은 그러나 8시간 숙고를 거듭한 끝에 글레나가 남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미 일부 언론은 1993년 미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한 살인 사건에서도 살해당한 앵무새 주인의 마지막 말 '리처드, 노∼, 노∼'가 살인의 증거로 채택된 기록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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