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기관투자가 의결권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전격 도입했다. 경영권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적은 있지만 종합자산운용사가 도입을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운용사 가운데 한 곳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함에 따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다른 운용사의 참여도 속도를 내게 될 전망이다.
1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하고 7가지 원칙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투자자 자산의 수익률 제고가 소명인 자산운용업의 본질과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E·S·G) 고려 등으로 구체화돼 있는 사회책임투자(SRI) 투자가 결국은 주주가치 제고, 장기 수익률 개선에 공통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며 "액티브 펀드나 패시브 펀드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수탁 자산에 대해 동일하게 전체 일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결정한 운용사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상파트너스 제이케이엘파트너스 등 경영권 참여 목적의 PEF 3곳에 불과했다. 일반 펀드를 운용하는 종합자산운용사나 전문사모운용사 가운데 도입한 곳은 없었다. 자산운용사들이 공모와 사모를 합쳐 50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국내에선 스튜어드십 코드가 반기업적이란 오해가 있다"며 "자본시장 참여자들을 통해 기업에 대한 건전한 견제와 감시가 이뤄지고 기업가치가 향상되면 대주주와 소액주주가 함께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가들이 관여 활동을 가장 많이 할 분야는 배당 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라며 "향후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다른 운용사도 도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래에셋운용·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도입할 계획이며 KB자산운용은 이르면 올해 말 내지 내년 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 펀드의 경우 수많은 종목을 담기 때문에 일일이 어떤 식으로 실행할 것인지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아직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7일 스튜어드십 코드 연구용역 입찰 가격을 기존 8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해 다시 입찰을 시작했지만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이달 5일 연구용역 입찰 재공모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단독 응찰로 지난 14일 또 유찰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하지 않은 운용사에 대해 자금 집행 등에서 불이익을 줘야 스튜어드십 코드가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하고 7가지 원칙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투자자 자산의 수익률 제고가 소명인 자산운용업의 본질과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E·S·G) 고려 등으로 구체화돼 있는 사회책임투자(SRI) 투자가 결국은 주주가치 제고, 장기 수익률 개선에 공통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며 "액티브 펀드나 패시브 펀드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수탁 자산에 대해 동일하게 전체 일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결정한 운용사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상파트너스 제이케이엘파트너스 등 경영권 참여 목적의 PEF 3곳에 불과했다. 일반 펀드를 운용하는 종합자산운용사나 전문사모운용사 가운데 도입한 곳은 없었다. 자산운용사들이 공모와 사모를 합쳐 50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다른 운용사도 도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래에셋운용·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도입할 계획이며 KB자산운용은 이르면 올해 말 내지 내년 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 펀드의 경우 수많은 종목을 담기 때문에 일일이 어떤 식으로 실행할 것인지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아직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7일 스튜어드십 코드 연구용역 입찰 가격을 기존 8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해 다시 입찰을 시작했지만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이달 5일 연구용역 입찰 재공모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단독 응찰로 지난 14일 또 유찰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하지 않은 운용사에 대해 자금 집행 등에서 불이익을 줘야 스튜어드십 코드가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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