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흘째 사상 최고 경신
코스피가 올라간 '체급'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분위기다. 맨 앞에서 정보기술(IT)주가 코스피를 끌어당기고 철강·해운·정유 업종까지 가세하면서 2400선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47포인트(0.43%) 오른 2425.10으로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상승장 주역인 외국인들이 5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으나 기관이 물량을 받아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400을 넘었지만 대형 IT주 외에는 대체로 부진했다"며 "주가가 미리 하락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포스코 LG화학 삼성전기 등 업종 대표 기업들이 견조한 성적표를 제출할 경우 코스피 과열 논란을 불식시키는 또 한 번의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 상승의 일등 공신으로는 기업들의 이익 개선이 꼽힌다. 코스피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이익이 전년 대비 급증할 때 반드시 상승했다.
이날 매일경제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코스피200의 연도별 영업이익과 해당 연도 코스피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전년 대비 영업이익 합산이 급증하는 시기는 2000년 이후 2004년·2007년·2010년과 올해까지 네 번으로 그때마다 코스피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200은 한국거래소가 국내 업종 대표성과 시가총액, 거래량을 감안해 선정한 대형주 묶음이다. 2004년 코스피200의 영업이익 합계는 78조원으로 전년 대비 62.5% 급증했고 그해 코스피는 10.5% 상승했다. 2007년 코스피200 영업이익은 92조원으로 2006년보다 26% 늘어났고, 코스피 상승률은 32.3%에 달했다. 2010년에도 영업이익이 40% 늘어나자 코스피가 22% 급등하며 2000선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주식시장 흐름이 2004~2007년 대세 상승기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200 영업이익은 두 배가 됐고, 코스피는 두 배 이상(상승률 134%) 올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무너졌다. 올해 코스피200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85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이는 2014년(102조원) 대비 무려 81.4%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2014년 말 대비 코스피 상승률은 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 이익과 주가 상승률은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수년간의 흐름으로 보면 결국 대세 상승장에선 이익이 증가한 만큼 코스피도 오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수출 기업들의 실적은 하반기에도 꺾이지 않고 내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발동이 걸렸던 철강주에 이어 정유·해운주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 코스피 랠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정유주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반도체 업종과 함께 코스피 랠리를 이끌어오다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며 실적과 주가가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었던 해운 업종도 중견 해운사 '투 톱(팬오션·대한해운)'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주가는 각각 16만9000원, 10만4000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6월 19일에 비해 각각 5%, 9%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상승률이 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한 달 새 코스피 랠리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화학 업종은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다"며 "아직은 국제 유가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이미 주식시장에선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되며 개선 가능성에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한 6344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2238억원으로, 지난해 수준(3조2283억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작년과 동일한 주당배당금을 지급할 때 배당수익률은 4.0%로, 앞으로 배당성향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하반기 배당주로서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진해운이라는 국적 해운사를 잃은 해운 업종에선 중견 해운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주가 상승세를 주목해 볼 만하다. 팬오션과 대한해운 주가는 한 달 새 각각 14%, 9% 수준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글로벌 상위 5개 항구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내외로 빠르게 증가했다"며 "컨테이너 원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해운이 주력하고 있는 미주 노선 또한 2분기 들어 급증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철강주의 경우 중국의 철강 공급 조절과 수요 확대에 힘입어 최근 한 달간 큰 상승폭을 보였다. 17일 포스코 주가는 31만7500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7% 상승한 상태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국 등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생기고 있다"며 "줄어든 재고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우호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스피가 올라간 '체급'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분위기다. 맨 앞에서 정보기술(IT)주가 코스피를 끌어당기고 철강·해운·정유 업종까지 가세하면서 2400선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47포인트(0.43%) 오른 2425.10으로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상승장 주역인 외국인들이 5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으나 기관이 물량을 받아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400을 넘었지만 대형 IT주 외에는 대체로 부진했다"며 "주가가 미리 하락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포스코 LG화학 삼성전기 등 업종 대표 기업들이 견조한 성적표를 제출할 경우 코스피 과열 논란을 불식시키는 또 한 번의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 상승의 일등 공신으로는 기업들의 이익 개선이 꼽힌다. 코스피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이익이 전년 대비 급증할 때 반드시 상승했다.
코스피200은 한국거래소가 국내 업종 대표성과 시가총액, 거래량을 감안해 선정한 대형주 묶음이다. 2004년 코스피200의 영업이익 합계는 78조원으로 전년 대비 62.5% 급증했고 그해 코스피는 10.5% 상승했다. 2007년 코스피200 영업이익은 92조원으로 2006년보다 26% 늘어났고, 코스피 상승률은 32.3%에 달했다. 2010년에도 영업이익이 40% 늘어나자 코스피가 22% 급등하며 2000선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주식시장 흐름이 2004~2007년 대세 상승기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200 영업이익은 두 배가 됐고, 코스피는 두 배 이상(상승률 134%) 올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무너졌다. 올해 코스피200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85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이는 2014년(102조원) 대비 무려 81.4%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2014년 말 대비 코스피 상승률은 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 이익과 주가 상승률은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수년간의 흐름으로 보면 결국 대세 상승장에선 이익이 증가한 만큼 코스피도 오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수출 기업들의 실적은 하반기에도 꺾이지 않고 내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발동이 걸렸던 철강주에 이어 정유·해운주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 코스피 랠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정유주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반도체 업종과 함께 코스피 랠리를 이끌어오다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며 실적과 주가가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었던 해운 업종도 중견 해운사 '투 톱(팬오션·대한해운)'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주가는 각각 16만9000원, 10만4000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6월 19일에 비해 각각 5%, 9%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상승률이 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한 달 새 코스피 랠리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화학 업종은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다"며 "아직은 국제 유가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이미 주식시장에선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되며 개선 가능성에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한 6344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2238억원으로, 지난해 수준(3조2283억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작년과 동일한 주당배당금을 지급할 때 배당수익률은 4.0%로, 앞으로 배당성향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하반기 배당주로서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진해운이라는 국적 해운사를 잃은 해운 업종에선 중견 해운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주가 상승세를 주목해 볼 만하다. 팬오션과 대한해운 주가는 한 달 새 각각 14%, 9% 수준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글로벌 상위 5개 항구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내외로 빠르게 증가했다"며 "컨테이너 원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해운이 주력하고 있는 미주 노선 또한 2분기 들어 급증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철강주의 경우 중국의 철강 공급 조절과 수요 확대에 힘입어 최근 한 달간 큰 상승폭을 보였다. 17일 포스코 주가는 31만7500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7% 상승한 상태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국 등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생기고 있다"며 "줄어든 재고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우호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