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7월 10일 뉴스초점-엄마들의 '위험한 음주'
입력 2017-07-10 20:07  | 수정 2017-07-11 11:26
외로워서 한 잔, 허무해서 한 잔.
유행가 가사냐고요?

남편은 직장일로, 자식들은 출가나 유학 등으로 휑한 집안에 혼자 남게 된 50대 주부들이 요즘 '혼술'을 많이들 합니다.

안쓰럽고, 이해도 되지만, 최근 50대 엄마들의 혼자 음주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를 한 번 볼까요.

2004년 알코올 질환으로 병의원을 찾은 50대 여성은 1,460명, 12년 뒤인 지난해에는 3,441명으로 2.4배나 늘었습니다.

게다가, 국내 전체 알코올 질환자 여성 비율도 통계를 조사한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었지요.

최근 5년간 남성 환자는 5.1%가 줄었는데, 여성은 오히려 7.3%가 는 겁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은 여성은 3.9%뿐, 남성의 6%보다 훨씬 적지요.


더운 여름에는 여성 알코올 질환자가 더 늘어납니다. 최근 3년간 월 평균 여성 알코올 질환자는 7월 8,322명으로 겨울 평균보다 8.6%나 더 많았죠.

여성이 왜 이렇게 술의 취약지대가 된 걸까요?

앞서 얘기한 50대 주부들의 '빈 둥지 증후군'에 20~30대 여성들의 직업은 남성에 비해 감정노동자 등 서비스직이 많다는 것도 이윱니다.

여기에 술 권하는 사회도 문제죠.

과일주 등 잇따라 출시되는 낮은 도수의 술들은 여성 음주를 부추기고, 술광고도, 요즘은 귀엽고 편한 느낌으로 바꿔 술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있으니까요.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숨기는 분도 많을테니, 실제 여성 알코올 질환자는 더 많을 겁니다.

외로움 때문에 술 마시게 되는 주부들, 괴로움 때문에 술에 빠지게 되는 국가, 여기에 술을 부추기는 사회.

50대 엄마들, 나아가 여성들의 건전한 음주를 위해 손가락질이 아니라 가족의 관심과 사회적 배려가 꼭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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