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관세청 직원 "청와대 지시…롯데·SK 특혜 우려 있었다"
입력 2017-07-07 21:22 

2015년 롯데와 SK가 시내면세점 특허 선정에서 탈락한 후 청와대에서 사실상 '이들을 재선정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은 두 그룹의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 추가 후원금을 받은 혐의(제3자뇌물수수)로도 기소됐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기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불구속기소)의 뇌물 혐의 공판에는 김 모 관세청 과장이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5년 11월 시내면세점 특허 재심사에서 롯데와 SK가 탈락하자 이듬해 초 청와대에서 '면세점 특허를 추가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검토하라는 게 아니라 롯데 등을 추가하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였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추가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뉘앙스로 느꼈다"고 답했다.
검찰은 지난해 2~3월 박 전 대통령이 각각 SK 최태원 회장과 롯데 신 회장을 독대하는 과정에서 면세점 문제 관련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롯데 측은 이날 법정에서 "특허권 확대는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롯데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게 지난해 3월 14일인데, 기재부 등은 이미 전부터 특허권 확대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기소)의 뇌물공여 혐의 등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구속기소)을 증인신문했다. 그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64·불구속기소)에게서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직접 연락해 '(최씨 딸) 정유라 선수를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해 삼성이 지원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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