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또 유나이티드항공…중복발권에 2살배기 자리 빼앗아
입력 2017-07-07 14:25 
야마구치가 유나이티드 보스턴행 항공기에서 다이조를 안고 가면서 촬영한 사진

오버부킹(항공권 초과 판매)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논란을 일으킨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이번에는 2살 짜리 아이의 자리를 빼앗아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ABC방송은 유나이티드 보스턴행 항공기에 탑승한 셜리 야마우치(42)가 아들 다이조(2)를 안은 채 여행해야 했던 불편한 소식을 전했다.
하와이에 거주하는 야마우치는 다이조와 함께 호놀룰루에서 휴스턴을 거쳐 보스턴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들은 휴스턴까지는 별 탈 없이 도착했으나 보스턴행 항공편에 탑승했을 때 다이조의 좌석에 앉은 남성이 자기 자리라고 주장하면서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확인 결과 다이조와 남성의 티켓에는 같은 좌석 번호가 적혀있었다. 야마우치는 바로 승무원에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었으나 승무원은 "좌석이 만석인 것 같다"라는 대응만 남긴 채 사라졌다.

야마우치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 베트남계 의사 데이비드 다오가 기내에서 끌려나가는 장면을 떠올렸다"며 "내가 아시아계라서 똑같은 일을 당할까 무서웠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결국 야마우치는 보스턴까지 가는 3시간 동안 다이조를 무릎 위에 앉히고 버텨야 했다.
야마우치는 "내 아들에게 일어난 일은 안전하지 못한 것이고 불공평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유나이티드는 2세 미만의 영유아를 보호자가 안고 탈 수 있도록 매뉴얼로 정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항공국(FAA) 규정에는 "예상치 못한 요동이 있을 때 어른의 팔이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나이티드는 휴스턴공항 관계자가 티켓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계 오류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이 다이조의 좌석을 공석으로 인식해 대기자였던 남성에게 중복 발권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나이티드는 야마우치에게 좌석 요금을 환불하고 추가적인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야마우치는 "보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돈을 내고 좌석을 구입했는데도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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