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YT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첫날 남한 사상자 3만명 이상"
입력 2017-07-07 13:53 

미 뉴욕타임스(NYT)가 극히 제한된 대북 선제타격이라도 남한에 수만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사상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미국의 군사력을 사용해야만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군사적 응징 카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한반도 전쟁 가상 시나리오를 집중 분석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공격이 감행될 경우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 배치한 자주포·방사포 등 재래식 무기로 한국의 수도권을 향해 보복공격에 나서는 상황을 가장 우려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재래식 무기로 한국의 주요 시설을 조준한다면 몇 시간 내로 3000여명, 민간인을 겨냥한다면 3만 명 가량의 사망자를 낼 수 있다.
대량살상무기가 아닌 휴전선 인근의 재래식 무기만 가동돼도 한국에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하고 전황을 예측하기도 어렵다는게 문제다. 앤서니 코즈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미국의 북한 타격 후 단기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는 건 '3차원 체스와 같은 아주 복잡한 게임'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제한적인 북한 공격이 확전으로 전개될 요소가 많아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멈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받는다면 의도적으로 제한적 대응에 나서기 보다는 짧은 시간에 화력을 집중시켜 큰 피해를 안기려 할 가능성이 있다. 제프리 호르넝 미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은 끝장을 내야할 전쟁이라는걸 안다"며 "집중포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남한의 수도권을 겨냥해 170mm 자주포, 240mm와 300mm 방사포를 휴전선 일대에 전진 배치한 상태며 많은 무기가 동굴, 터널, 벙커 등에 은폐돼 있어 미국의 선제 타격이 이러한 무기를 일순간에 무력화시키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과 한국은 레이더로 북한의 포를 탐지한 후 공습을 통해 궤멸시키는 대포병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틸러스연구소는 북한이 예고 없이 서울과 수도권의 군사시설을 향해 포 공격을 할 경우 첫날에만 6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공격을 벌일 땐 전쟁 발발 초기에 30만명이 죽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군사공격을 받더라도 핵무기를 바로 가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강력한 핵 보복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나 생화학무기의 즉각적인 사용을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총체적인 북침 위기에 대응하거나 외부의 핵 공격,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시도가 임박했다고 판단할 때 이런 무기에 의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프 버뮤데즈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주일 미군기지 등 군사시설을 겨냥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패트리어트 미사일, 호크 시스템이 이스라엘의 대공방어체계인 '아이언 돔' 같은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의 인명피해 규모는 한국 정부의 국민보호 능력에 달렸으며 형식적인 민방위훈련이나 일반 주민의 안보 불감증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