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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M&A 없이 재기한 STX조선해양, 중소조선사 구조조정 `롤모델` 될까?
입력 2017-07-07 09:50  | 수정 2017-07-13 15:27

[본 기사는 07월 05일(09:0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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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1년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조기종결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본사에 대한 M&A(인수·합병)없이 1년만에 부활에 성공한 사례라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경영이 어려운 중견조선소들의 구조조정 본보기로 부상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하루전인 3일 'STX조선해양이 회생계획안에 따라 채무변제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STX조선해양의 기업회생(법정관리)절차를 종결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서울회생법원의 전신)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약 1년만에 STX 조선은 부활의 신호탄을 쏴올리게 됐다. STX조선해양은 앞으로 최대채권자인 산업은행과 그외 시중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STX조선해양의 회생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계속된 전세계적인 조선·해운업 불황에서 중소조선사가 본사를 매각하지 않고 자력갱생한 몇 안되는 사례기 때문이다.

과감한 자회사 정리는 STX조선해양 부활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STX조선해양은 기업회생절차에 착수한 직후부터 법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과 STX프랑스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조선·해운업황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매각성공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도 곳곳에서 제기됐고, 실제로 STX조선해양은 여러차례 매각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올해 초 고성조선해양을 삼강엠앤티-유암코 컨소시엄에 약 950억원에, STX프랑스는 이탈리아계 조선사 핀칸티에리사에 약 1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성공적으로 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성공적인 신규수주도 STX조선해양의 회생종결을 앞당겼다. STX조선은 올해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발급받은 선수금 환급 보증서(RG)를 토대로 약 4척의 유조선을 수주받으며 일찌감치 올해 일감을 확보해 두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는 그리스 해운회사 한곳으로부터 약 10척의 유조선을 수주해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대형조선사들 조차도 일감부족으로 수주절벽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일궈낸 성과라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을 듣는다.
STX조선해양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등 또다른 중소조선소들의 '구조조정 모범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세계 조선소 순위 9위에 올랐던 성동조선해양은 극심한 수주난으로 통영부지를 매각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SPP조선도 올해 2월에 일감을 소진한 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조선경기의 회복이 더뎌진 바람에 외부 자금 수요도 여의치 않고 있다. 성동조선해양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매각사례를 따라 신규수주와 유휴자산 유동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수출입은행으로부터 RG를 발급받으면 해외 유조선 수주를 본격화 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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