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전세 재계약을 앞두거나 월세에서 전세로 갈아탈 계획인 임차인들의 비용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64%로 지난 2012년 상반기(0.39%) 이후 가장 낮은 변동률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80%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점차 늘고 있고 아파트 전세 재계약 증액 비용이 줄고 있어 전세시장 여건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서울 전세시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규 입주물량이 적은 반면, 재건축·재개발 이주에 따른 수요는 많아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서울시내 전월세 거래(표 참고)는 이주수요가 많은 강남3구(강남·강동·송파)에 집중됐다.
경기도는 2기신도시나 택지지구에 풍부한 입주물량 만큼이나 전세매물도 넉넉하다. 특히 지난 1월부터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 대해 상환능력 평가, 분할상환 의무화 등 여신 기준이 강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세시장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재계약 증액 비용도 예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상반기 아파트 전세 재계약 증액 비용은 1413만원으로 2015년(4379만원) 대비 2966만원 줄었다. 2년 전 아파트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2억2906만원) 대비 2017년 상반기는 2억4319만원 수준을 보였다.
전세 재계약 증액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서울은 2년 전 8696만원에서 올해 상반기(부동산114 자료 참고) 3137만원으로 63% 이상 부담이 줄었다. 대구는 2년 전 가구당 전세가격이 2억2122만원에서 올해 상반기는 2억1411만원으로 되레 711만원 줄었다. 경북 전세 재계약 증액 비용도 65만원 감소했다.
◆ 하반기 지역별 입주물량 많은 곳 여기
서울에서 하반기 500가구 이상으로 단지 규모가 큰 아파트들이 강동, 성북, 영등포, 중구 등에 많다. 입주물량이 1000가구 이상인 지역은 강동구(1686가구), 영등포구(1419가구), 중구(1341가구) 등 3개 지역이다. 경기도는 올해 하반기 일반아파트(임대제외) 입주물량은 6만6000여가구로 2004년 하반기(7만5983가구) 이후 13년 만에 최대다. 특히 화성, 시흥, 수원, 용인, 평택 등 신도시나 택지지구가 많은 남부권에 몰려있다.
지방·광역시는 임대아파트 공급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월세 거래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광역시에서 전월세 거래량이 많은 상위 아파트는 임대아파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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