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준표, 토론 전 원유철이 사탕 건네자 "안에 뭐가 들었을 줄 알고 먹나"
입력 2017-06-30 10:06  | 수정 2017-07-07 11:05
홍준표, 토론 전 원유철이 사탕 건네자 "안에 뭐가 들었을 줄 알고 먹나"



자유한국당 당권주자들은 29일 최근 TV토론에서의 막말 다툼 비판을 의식한 듯 이전투구식 감정싸움은 자제했지만, 다양한 현안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신상진·홍준표·원유철 후보(이상 기호순)는 이날 오후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 문재인 정부의 '인사참사' 대응전략, 보수 통합, 차기 서울시장 선거 등을 놓고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원 후보가 홍 후보에게 "목에 좋은 사탕이니 먹고 시작하자"며 사탕을 건네자, 홍 후보는 농담조로 "사탕 안에 뭐가 들었을 줄 알고 먹느냐"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습니다.

토론이 시작된 후 원 후보는 홍 후보에게 "상대방 배려 없이 하는 말씀, 막말,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한국당을 어렵게 만들고 보수정치를 궤멸시키는 것"이라며 "보수정치를 살리려면 품격있는 언어로 상대방 입장에서 말해달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당내 경선은 허위 사실을 폭로하고 상대 후보의 약점을 찔러 자기 표를 얻는 과정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홍 후보는 "불쾌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말을 이제 좀 순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신 후보는 "우리 홍준표·원유철 후보 정말 싸움들 하셨다"면서 "상처받은 당원들과 보수 지지층이 마음이 다시 돌아오기 어려워지지 않았나 걱정이 앞선다"고 쓴소리를 냈습니다.

한국당이 규정한 '부적격 3종 후보자'의 임명이 강행되면 장외투쟁에 임하겠느냐는 질문에 원 후보와 홍 후보는 장외투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원 후보는 "해임결의안을 국회에서 관철하겠다"고 말했고, 홍 후보는 "잘못된 관료들이 잘못된 정책을 펼 때 야당에서 본격적으로 공격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신 후보는 "나라가 잘못돼 간다면 광화문 광장과 시청 광장에서 저희 보수도 힘을 합쳐 투쟁할 것은 해야 한다"며 장외투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바른정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창당 주역인 김무성·유승민 의원도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원 후보만이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원 후보는 "유승민·김무성이 중요한 게 아니다. 보수를 걱정하는 국민에게 대통합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유승민·김무성은 하나의 부분집합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다른 두 후보는 '당심을 살피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신 후보는 "당심을 살펴 의견을 모아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접촉하겠다"고 했고, 홍 후보는 "이 두 분도 비난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면서도 "당원의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나서는 데 대해 신 후보와 원 후보는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홍 후보는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홍 후보는 "당외 인사의 특정한 질문에 답을 하기 그렇다"면서 "본인 의지가 우선 나타날 때 그때 당에서 검토할 문제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원 후보는 "삼고초려 십고초려해 당에 입당시켜 훌륭한 당 자산으로 앞장세우겠다"고 호응했고, 신 후보는 "황 전 총리가 나올 수 있고 나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원 후보가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의 저서에 근거해 '홍 후보가 바른정당 창당 당시 합류 의사를 측근을 통해 전했다'고 공격하자 홍 후보가 허위 사실이라며 반발하는 등 앞선 토론회에서 두 사람은 감정싸움을 벌였습니다.

이에 한국당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고, 세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막말 비난은 자제했으나 팽팽한 기싸움은 계속됐습니다.

한편 세 사람은 30일 방송사들이 공동 주최하는 TV토론회 참석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였습니다.

홍 후보는 이날 수도권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에게 "투표하는 날 TV토론을 한다는 것은 세계적 전례가 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또 국민이 지금 (한국당 TV토론에 대해) 역겹다는 반응이 많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원, 신 두 의원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홍 후보는 기행으로 전대를 웃음거리로 만들지 말라"며 "당권과 국민의 알권리를 거부하는 홍 후보는 대표 자격은 물론 후보 자격도 없다"고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더는 홍 후보의 안하무인적 태도를 두고 볼 수 없다"며 "홍 후보는 국민과 당원을 기만하지 말고 약속대로 TV토론에 즉각 응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홍 후보의 불참에도 30일 토론회에 참석한다는 입장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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