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 계속 이뤄지고 있어
입력 2017-06-28 17:58  | 수정 2017-07-05 18:05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 계속 이뤄지고 있어



정부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 발표 하루 뒤인 28일 5·6호기 건설 현장은 긴장감 속에서도 공사가 계속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현장은 이미 건설된 신고리 3·4호기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날 정부의 일시 중단 발표가 있었지만 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아직 공사 중단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는 게 한수원 측의 설명입니다.

대부분 흙으로 뒤덮인 황톳빛 건설 부지에는 10여 대의 타워크레인이 우뚝우뚝 솟은 채 부지런히 자재를 옮겼습니다.


레미콘 차량과 덤프트럭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주변을 지나다녔습니다.

공사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경비는 갑자기 나타난 취재 차량을 경계의 눈으로 주시했습니다.

공사 현장으로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 근로자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따금 몇명의 작업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타워크레인으로 둘러싸인 부지 중심에는 신고리 5·6호기의 마지막 모습이 될지도 모를 구조물이 암반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건설 허가가 난 후 공사가 시작된 신고리 5·6호기는 올해 4월 최초 콘크리트 타설을 했으며 현재 시공률은 약 10%라고 고리원자력본부 측은 설명했습니다. 설계, 구매, 시공을 포함한 사업종합공정률은 5월 말 기준 28.8%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정부의 공사 중단 지침이 내려오면 차분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수원 내부에서 업체와의 계약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소 혼란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의 사업비는 총 8조6천억원입니다. 이 중 4조9천억원을 업체와 계약했으며, 이미 1조6천억원이 집행됐습니다.

만약 정부의 공론화 작업 이후 사업 중단이 결정되면 기집행된 1조6천억원 외에도 1조원의 계약해지 비용이 더 발생할 것으로 한수원은 보고 있습니다.

또 연인원 600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상실되고, 수주 물량 감소로 약 760개의 설계사, 주기기 공급사, 시공사 등의 경영 악화가 초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 발표 후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던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온양읍 남창옹기종기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대 대책위 회장은 "국무조정실에서 행정명령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임시 중단하도록 하는 것은 법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전문가가 아닌 시민배심원단이 최종 결정을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주민들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건설공사 정지 처분 집행정지신청'이나 '건설공사 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모든 행동을 다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범군민대책위원회는 시장에서 주민을 상대로 건설 중단 반대 서명을 받았습니다.

서명에 참가한 한 주민은 "원전을 자율 유치한 주민과 아무런 논의 없이 건설을 중단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원전 옆에서 몇십 년간 살았지만 위험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이곳 사람들이 원전 건설을 찬성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면서 "그토록 오랜 시간을 반대하다 이제야 자율유치하며 혜택을 받게 됐는데 정책을 3개월 만에 정반대로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울산의 탈핵단체는 정부의 발표를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규 원전 중단과 백지화가 탈핵으로 가는 정부의 첫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공론화위원회 구성 과정을 지켜보며 지진대 위에 지어진 원전 등 울산의 현실을 알리고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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