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미정상회담] 어느때 보다 부부동반 만찬 중요성 높아져
입력 2017-06-28 16:50 

29일 저녁(현지시간) 이뤄질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첫 만남에 정상회담의 성패가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진 여러 정상회담에서 첫 만남의 분위기가 정상회담 전반의 기류를 좌우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만남은 부부 동반 만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의 첫 일정으로 부부동반 만찬을 잡은 것은 문 대통령 내외가 처음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역할이 주목된다.
대북제재, 사드논란 등 무거운 의제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정상 부부의 만남이 화기애애하게 이어진다면 이튿날 진행될 회담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건네는 김정숙 여사의 '깜짝 선물'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부부동반 만찬에서 한·미 양국 정상의 우정을 과시하는 상징적 장면이 나올 수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의 캠프 데이비드 골프 회동,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로즈가든 10분 산책같은 상징적 장면을 남겼다.
문 대통령 내외가 3박4일간의 워싱턴DC 일정 중에 머무를 곳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다. 백악관이 블레어하우스를 4일 내내 내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외교 소식통은 "블레어하우스를 4일간 내준 것은 미국 정부가 문 대통령을 예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문 대통령 미국 일정이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방문'이라는 점에서 블레어 하우스 3박은 미국이 파격적인 예우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방문의 경우 블레어 하우스에서 2박을 하는 것이 백악관 관례로 알려졌다.
타운하우스 형태의 건물 4채로 이뤄진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이다. 백악관 맞은편에 있고, 방이 115개다. 본관은 1824년 미국의 첫 공중위생국 장관이었던 조지프 로벨의 개인 주택으로 건립됐으나 1836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자문역이자 신문편집인이던 프란시스 프레스턴 블레어에게 팔린 뒤 지금의 명칭이 붙여졌다.
백악관과 행정부 못지 않게 연방의회가 문 대통령의 방미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간 공조의 가닥을 잡는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상원에서는 공화당 소속인 존 매케인 군사위원장과 벤 카딘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등 여야 의원 19명이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지난 22일 발의했다. 26일에는 하원 의원 7명이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며 한미 동맹이 강화되길 바란다는 릴레이 환영 연설을 했다. 일부 의원들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게 문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방미기간 중 연방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한·미 양국의 대북공조를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문 대통령의 방미를 기다리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27일 미국-인도 기업위원회 초청 연설에서 "북한이 영원히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할 때까지 역내 모든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북한에 대해 충분하고 적절하며 확실한 경제·외교적 압박을 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웜비어 사건을 겨냥해 "잔혹한 북한 정권"이라고 지칭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결의를 절대 누그러뜨려서는 안 된다. 북한의 무모한 행동은 우리 모두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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