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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VS리얼②]멀티플렉스 프로그램 팀의 선택은 맞을까?
입력 2017-06-28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리얼보다 박열을 좋게 보는 시각이 많던데요?"
최근 만났던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자사 프로그램 팀의 반응이 김수현의 리얼보다 이제훈의 박열에 쏠렸고, 개봉관 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관계자를 만난 시점은 리얼의 언론배급 시사회 전이었다.
리얼의 기술시사를 통해 관계자들로부터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영화관의 판단이 잘못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난 26일 리얼이 언론에 공개되고 나서 그 멘트가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됐다.
아무리 김수현의 팬이 많다고 해도 이 난해하고 자기 만족 성향이 강한 영화 리얼이 흥행하는 건 쉽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두고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누아르 리얼은 도박과 마약, 섹스, 폭력 등의 소재를 과하게 한데 몰아넣은 인상이 짙게 풍긴다.
자극적인 소재가 눈길을 사로잡긴 하지만 중요한 인물들의 내용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야기가 산만하며, 촘촘하지 않은 전개는 실망스럽다.

물론 카지노 보스 장태영과 의문의 투자자 장태영을 연기한 김수현과 전라 노출을 불사한 에프엑스 출신 설리의 연기는 칭찬받아야 한다. 김수현은 1인 다역을 맡아 화려한 액션은 기본이고, 다양한 감정 변화를 드러내며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상반신 복근 노출에 이어 엉덩이까지 드러낸다.
설리(최진리)는 김수현과 수위 높은 정사신까지 소화했다. 후반부 설리의 감정신도 나쁘지 않고 안정적이다. 노출로만 홍보되기에 아까운 지점도 있다. 그래도 배우들의 호연으로만 영화를 설명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감독의 과욕에 난감한 표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리얼은 1923년 관동 대학살이 벌어졌던 당시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 걸고 투쟁했던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이제훈)과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의 실화를 담은 이준익 감독의 박열보다 표면적·외형적 볼거리나 재미가 많을 것 같다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듯 연출자의 능력은 중요하다.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이사랑 감독의 연출력은 새로운 지점을 위해서만 너무 신경을 쓴 듯 아쉬운 점 투성이다.
반면에 이준익 감독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나 관객이 원하는 포인트를 콕 집었다. 이 감독은 전작 동주와는 다른 노선을 선택, 한층 다양해진 시도를 한다. 곳곳에서 재치와 유머, 로맨스, 명언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 강약조절의 실패가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제를 향해 "개XX"라고 쏟아내는 대사들이 가슴을 뛰게 한다.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 리얼에 혹평이 쏟아지고, 박열에 상대적으로 호평이 이어져도 평가와 흥행 유무는 관객이 정한다. 어떤 작품이 관객의 관심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밤 영진위 기준 예매율은 리얼이 32.1%, 박열이 30.9%에 달한다. 이 수치는 계속 엎치락뒤치락했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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