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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 종영] 한국형 SF극 한계 속에서도 미래를 보다
입력 2017-06-28 06:50  | 수정 2017-06-28 09:1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한국 드라마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SF장르를 들고 나온 '써클 : 이어진 두 세계'가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으면서도 완성도에는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지난 27일 방송된 '써클'에서는 복제된 김우진(여진구 분)을 휴먼비 시스템의 써클레이트로 활용해 시민들의 기억을 장악했던 박동건(한상진)이 큐브와 함께 최후를 맞았다. 복제된 김우진은 김준혁(김강우)과 형제애를 나눴고, 한정연(공승연)의 정체는 마지막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써클'은 '파트1:베타 프로젝트' '파트2:멋진 신세계' 30분씩 투 트랙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현재와 미래에 각각 초점을 맞춘 시간의 차이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푸는 듯했으나 부제 '이어진 두 세계'처럼 김우진을 중심으로 매듭이 이어지듯 방송 내내 몰입도를 높였다.
멜로드라마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한국 드라마에서 tvN이 시도한 SF장르는 박수받을 만했다. 각기 다른 시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하나로 모이는 과정 속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한국도 다른 나라 못지않게 SF장르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먼 미래에 복제인간도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물음을 던졌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도 전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체주의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위험도 넌지시 담았다. SF작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었지만, 한 줄기로 뻗어갈 수 있도록 한 것도 제작진의 공로였다.
색다른 시도였던 만큼 한계도 명확했다. 12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속에서 두 세계를 충분히 표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휴먼비를 통해 시민을 장악한 박동건의 마지막은 그의 탐욕과 어울리지 않게 허무했다. 여러 장치를 두고 이것들을 푸는 과정에만 집중해 매끈한 결말은 맺지 못한 것이다.
낯선 장르를 시도해 매회 만듦새가 허술하기도 했다. 20년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배경이나 의상은 대본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아직 제작 경험이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써클'은 기존의 한국 드라마의 틀을 깬 수작이었다. 척박한 드라마 제작 환경 속에서도 SF드라마의 미래를 제시해 한국형 SF드라마의 또다른 기준점이 될 만한 작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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