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인신매매보고서 발표 "중국, 북한과 같은 3등급"
입력 2017-06-27 16:09 

미국 국무부가 중국을 북한과 같은 '인신매매 최악국가'로 지정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AP통신과 로이터 등 언론은 26일(현지시간) 일제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27일 연례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북한과 같은 3등급(Tier 3)으로 분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등급은 1∼3단계 중 최하위 단계로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나라들을 뜻한다. 현재 북한, 짐바브웨, 시리아, 수단, 이란, 아이티 등이 이 등급에 해당한다. 미국이 그동안 2등급을 유지하면서 감시리스트에만 올려놨던 중국을 3등급으로 강등시키기로 한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미국은 지난해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강제노동과 성매매의 원천이자 목적지, 경유지 국가"라고 분석하면서 중국이 전년 보다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노력을 늘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신매매 3등급 국가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비인도적 구호·지원금이 중단될 수 있고 미국 정부의 교육·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도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할 공산이 크다. 외교가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의 공조 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 국무부의 이런 움직임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독자적인 대북해법을 모색하기에 앞서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시키도록 압박하는 전략적 행보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대북노력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에 "북핵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면서 "적어도 중국이 시도했다는 것은 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에 대한 독자 해법을 모색하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 연설을 통해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약간의 추가적인 도움을 더 얻기를 희망한다"며 "아직 다 얻어낸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트럼트 대통령은 "난 중국의 지도자를 정말 좋아한다. 우리는 중국과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해 중국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6월 말 발표한 '2016년 인신매매보고서'에서 북한을 2003년 이후 14년째 최하 등급인 3등급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14년 연속 1등급이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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