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와대 앞 100m 농성 참가자·지자체 '실랑이'
입력 2017-06-25 17:48  | 수정 2017-07-02 18:05


청와대 앞 100m 농성 참가자들과 지방자치단체의 그늘막·천막 '실랑이'가 일주일 사이 네 번째 이어졌습니다.

25일 종로구와 민주노총 투쟁사업장공동투쟁단(공투단)에 따르면 종로구는 이날 오전 11시께 공투단이 농성을 벌이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설치된 비닐을 강제철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성 참가자들은 몸싸움을 벌이고 종로구 트럭을 막아서는 등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종로구는 경찰이 농성 참가자들을 제지하는 사이 철거 작업을 마쳤습니다.

공투단은 "비를 피하려고 설치한 비닐을 철거하면 비를 고스란히 맞으라는 말이냐"며 "비닐뿐 아니라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는 현수막과 발전기를 돌리는 데 쓸 기름까지 가져갔다"고 구청 측 처사를 성토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철거 작업이 이뤄질 당시에는 비가 그쳐 비닐을 한쪽으로 걷어둔 상태였는데도 구청 측이 막무가내로 철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종로구는 세 차례 강제 철거 이후에도 다시 불법 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엄연한 위법행위이므로 철거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는 입장입니다.

종로구는 이들이 이전에 설치했다가 철거된 그늘막은 천장만 있었지만, 이날 설치됐던 비닐은 앞뒤 좌우도 막힌 천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민들 보행에 불편을 준다는 것입니다.

종로구 관계자는 "우리는 진보·보수와 관계없이 법질서 확립을 위해 도로법에 맞지 않는 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발전기용 기름을 압수한 것은 인화물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공투단 농성이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인도에 폭 50㎝의 통행로를 확보한 채 진행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통행로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에 대한 처벌과 '노동악법 개정'을 요구해온 공투단은 이달 15일부터 청와대 민원실을 방문해 수차례 요구안 제출을 시도했으나 조끼 형태의 '몸 자보'를 입었다는 이유로 제지당하자 청와대 앞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공투단 측은 21일 오후 9시께 처음으로 청와대 사랑채 옆에 그늘막을 설치했으나 종로구는 이튿날인 22일 오전 10시 이를 강제로 철거했습니다. 종로구는 공투단이 재설치한 그늘막을 23일 다시 철거했고, 24일에도 농성장 비닐 철거에 나서는 등 25일까지 4차례에 걸쳐 설치-철거 실랑이를 반복했습니다.

종로구는 이달 19일 공투단의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농성장 철거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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