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25전쟁 67주년…유가족들 "그립습니다"
입력 2017-06-24 19:30  | 수정 2017-06-24 20:44
【 앵커멘트 】
6·25전쟁이 일어난 지 67년이 지났지만, 전장에서 쓰러져간 호국영령들의 가족은 여전히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은 이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을 장명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이영례 할머니가 남편을 전쟁터로 떠나보낸 건 67년 전인 21살 때였습니다.

깊게 패인 주름만큼이나 긴 세월이 흘렀지만, 전쟁이 터진 그날을 잊을 순 없습니다.

빨치산과의 전투 때문에 집에 자주 오지 못했던 남편은 그날 "금방 오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이영례 / 6·25전쟁 미망인
- "마지막으로 전투복 입고 나와서 나한테 이야기하고 가던 모습이 항상 보이죠. 근데 안 오잖아. 서장님이 이제 못 오시는 분이라고 기다리지 말라고…."

전쟁의 상처는 아버지를 여읜 아들에게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빨치산과 싸우다 전사하신 아버지의 사진을 품고 매년 군사분계선을 따라 걷는 유대지 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강원도 양양에서 임진각까지 횡단길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유대지 / 6·25전쟁 희생자 유자녀
- "선친께서는 27세 젊은 나이였죠. 결혼한 지도 얼마 안 되고, 제가 뱃속에 있는 것도 모르고 전사했기 때문에 아버지 생각을 하면…."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았던 시절을 떠올리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 인터뷰 : 유대지 / 6·25전쟁 희생자 유자녀
- "어릴 적에 동네 아저씨 한 분이 계셨는데 저보고 호래자식이라고…. 그 말이 60년이 지났지만, 가슴에 못이 박혔습니다."

6·25전쟁의 상흔을 끌어안고 사는 유가족은 모두 3만 6천 명, 그들의 시간은 아직도 1950년에 멈춰 있습니다.

MBN뉴스 장명훈입니다. [ jmh07@mbn.co.kr ]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윤대중 VJ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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