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통업계 기술경쟁 "길어진 더위속 유통기한 늘려라"
입력 2017-06-23 14:41 
흥국에프엔비 수가 고로쇠수액

한반도의 여름이 예년보다 길어졌다. 지난 4월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식품 신선도를 더욱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다양한 공법을 활용해 유통기한을 늘리거나 제품을 보다 신선하게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들어 제품 유통기한을 7배 가까이 늘리는 초고압처리(HPP) 공법을 적용한 식음료 제품이 늘고 있다. 시즌 한정 음료인 고로쇠수액을 사계절 내내 전국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게 만든 흥국에프엔비의 '나무가 주는 선물 수가 고로쇠수액'이 대표적이다. 고로쇠수액은 은은하게 달콤한 맛에 각종 영양분이 풍부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음료이지만 채취 후 유통기한이 4일 정도로 불과해 대량 생산과 유통이 어려웠다. 이에 흥국에프엔비는 수심 6만 미터와 비슷한 압력으로 살균처리를 하는 초고압처리 공정을 고로쇠수액에 적용했다. 그 덕분에 살균과정에서 제품 변형을 막고 맛과 영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통기한은 한 달 가까이 늘렸다. 일반적으로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 가열살균방식을 통해 유통기한을 늘리게 되는데, 이때 제품 고유의 맛과 영양소가 변질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초고압처리 공법은 육가공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진주햄이 육가공업계 최초로 초고압공법을 적용한 '육공방 생소시지'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서 판매해온 생소시지는 유통기한이 짧은게 단점이었다. 진주햄의 '육공방 생소시지'는 초고압공법을 통해 신선육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유통기한을 15일까지 확보했다.
동결건조 공법으로 유통기한이 늘어나고 상온보관이 가능해진 치즈도 있다. 아이배넷의 '베베핑거치즈'는 원재료를 동결시킨 뒤 압력을 줄여 수분을 빼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길고 상온 보관도 가능하다. 원재료의 맛과 향, 영양소 파괴도 최소화해 치즈 본연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담았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재료를 분리해 살균 과정을 적용하는 방법도 각광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가정간편식은 과거 소스, 건더기, 육수 등 모든 재료를 함께 포장한 후 동일한 온도에서 살균처리를 했던 방식과 달리 육수와 건더기의 풍미와 원물 조직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분리 살균 방식을 적용했다. 살균 시간을 단축시켜 원재료가 열을 받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원재료 맛을 살리고 유통기한을 9~12개월로 늘릴 수 있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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